<제주의소리>가 새해를 맞아 독자와의 쌍방형 소통을 위한 <소리多> 기획을 시작합니다. <소리多>는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독자분들이 <제주의소리>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댓글 등을 통해 질문을 남겨주시면 정성껏 취재해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겠습니다. 편안한 소통을 위해 글도 딱딱하지 않은 대화 형식의 입말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가끔 기자의 생각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획이 조기에 '강판'되지 않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 주>
[소리多] (1) 알쏭달쏭 광장 번호...1966년 조서번호 부여 “번호 아닌 광장이름이 공식명칭”
“어, 나 지금 8호 광장 지나는 중이야. 곧 갈게”
어디를 지난다는 말일까요. 옛 제주세무서 사거리라고 답하실 텐데. 맞습니다. 근데 틀렸습니다. 굳이 광장 앞에 8호라는 숫자를 붙인다면 지금 8호 광장은 광양사거리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몇 호 광장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사용합니다. 운전 하시는 분은 사용하는 횟수가 더 많겠죠. 8호 광장 인근에 거주하는 저 역시 자주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신제주입구 교차로는 6호 광장이라고 하는데 그럼 5호 광장, 4호 광장, 3호 광장은 어딜까요. 서귀포 중앙로터리를 1호 광장이라고 사용하는데 그럼 제주시에도 1호 광장이 있을까요.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당시 제주도는 도시가 개발되기 시작하자 도시계획 시설 기준에 맞춰 도심지의 넓은 공간을 광장으로 분류하고 번호를 부여했습니다.
제주도는 1966년 11월9일 서귀포시 서귀동 336번지 중앙로터리를 제주지역 첫 광장으로 결정(건고2849호)하고, 편의상 도면표시 번호에 맞춰 1호 광장으로 표기했습니다.
제주시에서는 1967년 3월27일 제주시 일도1동 1146-26번지 동문로터리가 1호 광장으로 결정(건고제37호)됩니다. 2호는 중앙로사거리, 3호는 용담사거리입니다.
이후 광장이 늘면서 현재는 제주시 25곳, 서귀포시 16곳 등 41곳이 됐습니다. 읍면지역에서는 서귀포시 대정읍과 남원읍, 성산읍, 안덕면, 표선면에도 광장이 들어섰습니다.
광장은 법률상 공간시설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공간시설은 광장과 공원, 녹지, 유원지, 공공공지 등 5개로 나뉩니다.
광장은 또 5개로 구분합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구분하는 광장은 교통광장, 일반광장, 경관광장, 지하광장, 건축물 부설광장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몇호 광장은 대부분 교통광장입니다. 41곳의 광장 면적만 50만4000㎡에 달하죠. 광장은 결정과 폐쇄가 될 때마다 도면표시번호가 바뀝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옛 제주세무서 사거리 8호 광장은 2015년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도면표시번호가 8번에서 1-7번으로 바뀌었습니다. 굳이 번호를 붙이면 7호 광장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행정에서도 번호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도면표시번호 대신 시설명이 명시됐기 때문이죠. 기존 8호 광장의 정식 명칭은 ‘이도광장’입니다. 6호 광장은 ‘공항광장’이구요.
재밌는 부분은 서귀포시의 경우 도면표시번호와 시설명이 대부분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서귀포시는 도면표시번호 1번의 중앙로터리 시설명을 ‘중앙광장’이 아닌 ‘1호광장’으로 정했습니다.
동문로터리는 ‘2호광장’, 서문로터리는 ‘3호광장’이 정식 명칭입니다. 토평사거리는 ‘4호광장’, 수모루교차로는 ‘5호광장’, 중문교차로는 ‘6호광장’입니다.
정리하면 제주시의 경우 '00호 광장'은 사용하지 않는 잘못된 표기법이고, 서귀포시는 숫자가 들어간 광장이 정식 시설 명칭이어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과거 편의상 숫자로 표기한 광장이름이 수십년 동안 잘못 사용되고 있지만, 이를 아는 공무원조차 드뭅니다. 당연히 홍보도 부족해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죠.
이번 기회에 광장의 이름을 제대로 알리고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교차로와 광장이름에 통일성을 준다면 목적지 찾기도 쉬워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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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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