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신] 남북 공동보도문 초안 교환, 북 리선권 "새해 첫 선물, 값비싼 결과물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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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의집에서 만난 남북 대표단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2신 : 1월 9일 오후 2시 40분]

평창 동계올림픽 파견에 동의... 이산가족 상봉, 비핵화 논의는 '글쎄' 
남북 공동보도문 작성...오후에 구체적 논의 이어가

[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이 한 걸음 가까워졌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 참여한 대표단은 9일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 남측 대표단은 북측에 평창 동계올림픽에 많은 대표단을 파견해 줄 것과 남북 공동 입장 등을 요청했다. 2월 설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회담도 제의했다. 비핵화 등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민족올림픽위 대표단, 선수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도 파견하겠다고 했다. 다만 남측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 적십자 회담의 요청을 두고는 뚜렷한 답을 하지 않았다. 별도의 비핵화와 관련한 의견이나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

남북 대표단은 9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가량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회담 첫 전체회의를 열고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고위급회담 전체회의 후 브리핑에서 "북측이 평창 동계올림 참가와 관련해 긍정적 입장을 표명했다"라며 "오후에 다양한 접촉을 통해 남측의 (구체적인) 준비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대표단이 숙박 등의 상황을 궁금해 하는데 가능한 대로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북측 선수단이 평창에 오는 경로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천 차관은 "경로, 방법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편리한 방법으로 올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작성한 이후 11시 30분부터 50분 동안 수석대표 전체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갔다. 고위급회담의 첫 회의가 회담의 큰 틀을 조율하는 자리였다면 수석대표는 실무적, 세부적인 사항을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오전 회담을 마치고 나오며 "오후 회담을 어떻게 예상하느냐"의 기자의 질문에 "오후에 잘 될 것"이라고 답했다.

[1신 : 1월 9일 오후 1시 40분]

"새해 첫 선물, 값비싼 결과물 드리자", 북의 각오
남측 기자들 질문에 답하며 '훈풍' 드러낸 리선권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값비싼 결과물'을 언급했다. 날씨 얘기를 하며 안부를 묻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리 위원장은 에두르지 않고 본론을 꺼냈다. 

9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회담 첫 전체 회의 모두 발언에서 리 위원장은 "민심과 대세가 합쳐지면 천심이라고 했다"라며 "천심에 받들려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 마련됐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이 화답했다. 그는 "우리 북측에서 대표단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 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이 평화축제로 잘 치러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 위원장이 미소를 띤 채 조 장관을 바라봤다. 

이어 조 장관은 "오랜 남북단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지만 첫걸음이 시작이 반이다라는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남북회담에서 아까 (리 위원장이) 말한 민심에 부응하는 좋은 선물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회담 전체 공개하자는 북

"우리 측에서는 전체 공개를 해서 이 실황이 온 민족에게 확 드러내놓고 그렇게 하는 게 어떻습니까."

리 위원장이 조 장관에게 이번 회담 전체를 투명하게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남북 대표단의 모두발언만 기자에게 공개할 것이 아니라 회담 전반을 공개하자는 말이었다. 

그는 "북남 고위급 회담 이 마당이 순수한, 또 우리 단합된 그것이 합쳐지면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기자 선생님들도 지금 다 관심이 많아서 오신 거 같은데 드러내자"라고 했다. 조 장관은 "공감하고 일리가 있다"라면서도 "필요하면 중간에 기자들과 함께 공개회의 하는 것이 순조롭게 회담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리 위원장은 "명백한 거는 민심이 큰 것만큼 우리 회담을 투명성 있게 북남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는가를 보여주면 좋을 거로 생각한다"라며 "남측의 견해를 감안해 비공개로 하다 필요하면 기자를 불러 상황을 알리자"라고 동의했다. 

이어 남북대표단은 비공개 회의로 전환해 수석대표와 일부 대표들이 회담을 이어갔다. 오후 12시 20분까지 이어진 회담에서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선권, '회담 잘될 것' 단언

남북 대표단 사이에서 오간 훈풍은 리 위원장이 오전 9시 30분쯤 회담장으로 걸어가는 중에도 예견됐다. 평화의 집으로 이동하는 중 "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냐"는 남측 기자의 질문에 "잘 될 겁니다"라며 짧게 답했다. 

"오랜만에 왔는데 소감 한 말씀 해달라"는 요구에도 "북남당국이 진지한 일방과 성실한 자세로 오늘 회담을 진지하게 하자"라고 말했다. 

로비에서 리 위원장을 기다리던 조 장관을 만나서는 "축하합니다"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후 모두 발언을 마치고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조 장관과 악수를 하면서 "기자 선생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모두발언 전문

조명균 : 날씨가 추운데다 눈이 내려서 평양에서 내려오시는데 불편하지 않으셨습니까.

리선권 : 이번 겨울이 여느 때 없이 폭설도 많이 내리고 또 그런가 하면 강추위가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게 특징이라고 불 수 있습니다. 온 강산이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어찌보면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상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생각합니다. 다만 자연이 춥든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 바라는 민심 열망은 비유해서 말하면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고 또 그 강렬함에 의해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내려오면서 조명균 장관 선생한테 뭘 말할까 생각했는데(조 장관 웃음) 올해 설날에 있은 일을 제가 이야기하겠습니다. 제가 그 특별히 좋아하는 조카가 있습니다다. 설에 만났는데 올해 대학간다는 겁니다. 벌써 대학에 가. 그 조카가 2000년 6월 출생. 그래서 특별히 제가 벌써 18년이 됐구나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벌써 두 번씩이나 지났으니까 이 얼마나 많은 세월 흘렀나. 

뒤돌아보면 6.15 시대 모든 것이 다 귀중하고 그리운 것이 없고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 예로부터 민심과 대세가 합쳐지면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이 천심에 받들려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 마련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북남 당국이 진지한 입장,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 잘해서 이번 고위급 회담을 주시하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이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조명균 : 우리 남측도 지난해 민심이 얼만큼 강한 힘을 갖고있는지 직접 체험을 했고 우리 민심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평화로 나가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분명하게 잘 알고 있습니다. 민심이 천심이고 그런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회담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잘 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오늘 논의하는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에 북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문제인데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보다 날씨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겨울이 춥고 눈도 많이 내려서 겨울올림픽 치르는 데 좋은 조건이 되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시는데 특별히 또 우리 북측에서 대표단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이 평화축제로 잘 치러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북측에도 그러한 속담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리 위원장 살짝 소리내서 웃음) 저희가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습니다만 정말 첫걸음이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합니다. 동시에 상충되긴 합니다만 첫술에, 첫 숟갈에 배부르랴. 하는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 것도 감안해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 가면 되겠다 하는 마음 갖고 있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저희가 오늘 첫 남북회담에서 아까 말씀하신 민심에 부응하는 좋은 선물을 저희가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리선권: 혼자 가는 거 보다 둘이 가는 길이 더 오래간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는 몸도 가기 마련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장관 선생이 평창 올림픽부터 이야기 하는 거 보니까 확실히 유년시절에 스케트 탔다는 소리 들었습니다. 

올초 시작부터 스케이트 탔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든다면 그 동심이 순결하고 깨끗하고 불결한 게 없습니다. 그 때 그 마음을 되살린다면 오늘 북남 고위급 회담이 이 마당이 순수한 또 우리 단합된 그것이 합쳐지면 회담이 잘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회담 형식 문제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기대도 큰 만큼 우리측에서는 공개를 해서 실황이 온 민족에게 전달되면 어떠나 하는 그런 견해입니다. 기자 선생들도 관심이 많아서 오신 거 같은데 확 드러내놓고 그렇게 하는 게 어떻습니까. 

조명균: 회담 공개와 관련해서 말씀하시는 것도 상당히 일리가 있습니다. 저희도 그건 공감을 하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모처럼 만나서 할 얘기가 많은 만큼 일단 통상 관례대로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을 하고 필요하다면 중간에 기자분들과 함께 공개회의 하는 것이 순조롭게 회담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리선권: 고저 명백한 거는 민심이 큰 거 만큼 우리 회담을 투명성 있게 북한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는가를 보여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당국이 하는 일에는 의미가 깃들어야 합니다. 그 의미가 결국은 민심에 부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공개했으면 좋겠는데 귀측의 견해를 감안해서 그러면 비공개로 하다가 앞으로 필요하면 기자선생들 다 불러서 우리 회담 상황을 알려드리고 이렇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제휴에 따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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