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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중국해에서 지난 14일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호의 기름유출에 대해 영국의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한 영국의 로이터(Reuter) 통신 등 외신들도 이번 사고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과 일본 해역의 환경재앙을 불러 올 것을 경고하고 있다. 침몰 100일 후인 4월 하순이면 제주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남부 해안과 일본 도쿄 해안은 물론 일본 남부와 북태평양으로 오염된 기름띠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 이미지=로이터통신 그래픽 캡처 ⓒ제주의소리

영국 국립해양센터, 3월엔 제주남부 해안 오염 불가피…로이터 등 외신들도 ‘해양환경 재앙’ 우려 

이란에서 석유를 싣고 한국으로 오다가 동중국해에서 지난 14일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Sanchi)호에서 유출된 기름이 제주도 등 한국 남해안으로 빠르게 확산돼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구체화 됐다. 이로 인한 사상 최악의 해양환경 재앙도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Nationalain Oceanography Centre)와 사우샘프턴대학이 최근 이같은 분석 데이터를 포함한 시뮬레이션을 발표했다. 국제통신사인 영국의 로이터(Reuter)도 이를 인용해 지난 26일자 국제뉴스에서 ‘최악의 원유수성 재난사고’로 보도하면서 유출된 기름이 침몰 40일 후인 2월 하순께 제주도 남쪽 해역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고로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와 일본의 해양환경이 ‘대재앙’을 맞을 것이란 우려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은 이번에 유출된 기름이 100일간 이동할 것으로 보이는 경로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상치호에서 유출된 기름과 오염된 바닷물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앞으로 40일이면 제주도 남쪽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나마 선적의 이란 유조선 상치호는 13만6천t의 콘덴세이트유를 싣고 이란을 출발해 한국으로 향하다가 이달 6일 중국 동부 해상에서 홍콩 화물선과 충돌한 후 화재가 발생해 14일엔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침몰 후 150m 밑 해저바닥에 누운 채 콘덴세이트유는 물론 상치호의 연료유까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침몰한 상치호에서 빠르게 흘러나오는 엄청난 양의 기름으로 인해 제주 인근 해상까지 오염이 불가피할 전망이란 점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침몰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콘덴세이트유는  독성이 매우 강하고 대단히 가벼운 성질로 물과 분리하기 어려워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치호에 실린 콘덴세이트유는 100만 배럴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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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중국해에서 지난 14일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호의 기름유출에 대해 영국의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한 영국의 로이터(Reuter) 통신 등 외신들도 이번 사고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과 일본 해역의 환경재앙을 불러 올 것을 경고하고 있다. / 이미지=로이터통신 그래픽 캡처 ⓒ제주의소리

중국 정부는 잠수사들을 투입해 상치호의 원유유출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사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의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한 영국의 로이터(Reuter) 보도에 따르면 침몰 40일째인 2월 하순이 되면 침몰 지점에서 제주도와 일본의 해안을 따라 북태평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쿠로시오 해류 흐름을 따라 유출된 기름이 제주 남쪽 해역과 일본 큐슈 인근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60일째인 3월 중순 이후가 되면 제주도 남부 해안가와 일본 도쿄까지 오염된 기름띠가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100일째인 4월 하순이 되면 해양오염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해역 대부분에 집중되고, 일본 남쪽 해안선을 따라 북태평양으로도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의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은 “한국과 일본의 해역이 오염될 경우 풍부한 어류보호구역인 이 일대의 해양오염은 결국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로이터 통신도 침몰 후 100일간 오염된 기름띠가 해류를 따라 어떻게 확산 이동할지를 시뮬레이션 그래픽으로 재현하면서 “독성이 매우 강한 콘덴세이트유와 상치호의 연료유에 의해 오염된 바닷물이 40일째부터는 한국과 일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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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중국해에서 지난 14일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호의 기름유출에 대해 영국의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한 영국의 로이터(Reuter) 통신 등 외신들도 이번 사고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과 일본 해역의 환경재앙을 불러 올 것을 경고하고 있다. 빨간 원안은 상치호 침몰 지점이다. / 이미지=로이터통신 그래픽 캡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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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중국해에서 지난 14일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호의 기름유출에 대해 영국의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한 영국의 로이터(Reuter) 통신 등 외신들도 이번 사고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과 일본 해역의 환경재앙을 불러 올 것을 경고하고 있다. 노란색 표시 부분이 침몰 후 14일째 유출된 기름의 이동 궤적  / 이미지=로이터통신 그래픽 캡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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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중국해에서 지난 14일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호의 기름유출에 대해 영국의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한 영국의 로이터(Reuter) 통신 등 외신들도 이번 사고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과 일본 해역의 환경재앙을 불러 올 것을 경고하고 있다. 노란색 표시 부분이 침몰 후 40일째 유출된 기름의 이동 궤적으로 제주 남쪽 먼 바다와 일본 큐슈 해안까지 오염될 것으로 예측됐다. / 이미지=로이터통신 그래픽 캡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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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중국해에서 지난 14일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호의 기름유출에 대해 영국의 국립해양학센터와 사우샘프턴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한 영국의 로이터(Reuter) 통신 등 외신들도 이번 사고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과 일본 해역의 환경재앙을 불러 올 것을 경고하고 있다. 노란색 표시 부분이 침몰 후 60일째 유출된 기름의 이동 궤적으로 제주 남부 해안가까지 완전히 오염될 것이란 전망이다. / 이미지=로이터통신 그래픽 캡처 ⓒ제주의소리

영국의 가디언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고등어·조기·갑오징어·청어·새우·게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기름 유출로 인한 해산물 섭취를 유의할 것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시뮬레이션 데이터 연구에 참여했던 시몬 복셀  사우스샘프턴 대학 교수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라면 깨끗한 상태가 확인되기까지 그 지역을 지나쳤을 해산물은 먹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 일본은 머리를 맞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공공 안전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유조선에 실린 기름이 증발 속도가 빠른 초경질유란 점에서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기름 중 대부분이 불에 타 해양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지만 침몰 후 유출되는 기름양이 상당한 것으로 관측돼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해양수산부 강용석 해양환경정책관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19일 반경 5km 크기의 연료유(벙커 C유)로 추정되는 무지갯빛 엷은 유막을 (서귀포 남쪽에서) 관측했다”며 “현지 해산물에 대해 수산물 유해성 검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수산과학원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도도 정부의 대응방향과 함께 대책을 숙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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