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왕국'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도마뱀의 왕국 '프롤로그'▼

아래 두 장의 사진은 일종의 '프롤로그'입니다.

▼도마뱀의 왕국▼

보잘것 없이 보이는 나무가 '하나' 있습니다.
한때는 하늘 향해 거침없이 치솟았을 줄기가 '뭉청 뭉청'잘려 나갔습니다. 군데군데 싹이 오르긴 했어도 볼품없는 나무입니다.
게다가 가운데에 '돌멩이'하나가 떡 놓여있군요(아무래도 사람의 장난인듯)
그 돌멩이는 이제 나무의 일부분이 됐습니다.

오가는 거개의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너무나 보잘것 없는 저 나무는 그러나 '도마뱀의 왕국'입니다.
도마뱀(아무르 장지뱀) 한 마리가 살고 있죠.
돌멩이 위에서 '오수'를 즐겼을 지도 모를 도마뱀, 낯선 이방인(필자)의 출현에 잔뜩 긴장을 합니다.

이방인의 갑작스런 출현에 놀란 도마뱀, 일단'왕국의 옥상'으로 향합니다.
드디어 왕국의 옥상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왕국의 옥상'도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시 또 내려갑니다.
조심조심...그러나 '추락'할 염려는 없습니다.

휘리리릭...'로프'가 있습니다. 꼬리를 로프삼아 내려갑니다.
다른 곳에 올라 다시 동정을 살핍니다. 몸의 방향따라 본능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꼬리는 추락하지 않도록'무게중심'이 돼 줍니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습니다.
'낯선 침입자'인 이방인은 집요하게 무엇인가(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아아...나의 왕국의 오랜 평화가 마치 꿈결인듯 싶습니다.
대체 저 침입자가 원하는 건 뭘까요?

내 목숨?
나의 왕국?

이제 더 이상 피할곳이 없습니다. 도망칠 곳도,숨어있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마냥 주저앉아 '왕국의 몰락'을 지켜볼 순 없는 노릇입니다.
'허풍'에 그치더라도 '항거'를 해야 합니다. 최대한 매섭게 노려봅니다.내가 누군줄 알고....

"냉큼 꺼져!"

어라...저 인간이 진짜로 그냥 가려나보네... 내가 너무 겁을 줬나?
물러서려는 인간을 바라봅니다.인간에게'적의'가 없다는 걸 느낀듯, '적대적이던' 눈빛도 이내 거둬들였군요.
왕국에 다시 평화가 찾아왔지만 그저 몽롱하기만 합니다. 꿈을 꾼 듯 싶습니다.

나의 왕국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도마뱀의 왕국 '에필로그'▼

우리들 모두에겐 저자신만의 '왕국'이 있겠지요.
저마다 소중하게 지켜가고 있는, 끝내 지키고 싶은 저마다의 왕국이 '난폭한 침입자들'에 의해 '파괴'되지 않길 소망합니다.

저 '도마뱀의 왕국'에 사는 도마뱀이 언제나 안온하게 잠들 수 있는 보금자리로 언제나 남아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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