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헌재 기각결정 직후 첫 대외 행사 ADB총회 참석 가능성 높아

노무현 대통령이 15일 제주도를 방문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13일로 예정되면서 청와대가 대통령 업무 복귀 직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13일 오후 2시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할 예정이며, 현재까지는 기각결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헌재가 탄핵소추를 기각할 경우 즉시 대통령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또 15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ADB 회원국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개막연설을 할 가능성도 높다. 대통령으로서는 복권 후 첫 대외행사를 제주도로 택하는 셈이 된다.

대통령이 풀어야 할 산적한 과제 중 경제회생이 크게 자리잡고 있고 이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국내·외적으로 밝히는 자리로서 세계 각국의 재무장관과 은행총재들이 참석하고 있는 ADB 총회만큼 좋은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ADB 총회에 참석해 정부의 확고한 경제운용정책을 밝힐 경우 국내 경제안정은 물론 한국의 대외적인 신인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돼 복권이 될 경우 제주를 찾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제주도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노 대통령의 제주방문에 따른 영접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재무장관 회의가 오전 10시부터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10시30분 개막연설이 예정돼 있어 개막연설 직후 제주도민과 오찬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준비에 착수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ADB총회 말고도 두 차례나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탄핵으로 제주방문이 무산돼 제주도로서는 적지 않은 아쉬움을 갖고 있다.

지난 3월29일부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엔환경계획(UNEP) 특별총회 및 세계환경장관회의에도 당초 노 대통령의 참석이 예정돼 있었으며, 4월18일부터 열린 제53차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총회도 대통령의 개막연설이 준비돼 있었으나 탄핵으로 불발에 그쳤다.

노 대통령이 이번 제주를 방문하고, ADB 개막연설과는 별도로 오찬계획이 마련될 경우 참여정부 국정기조인 '지방분권'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드러낼 가능성도 높다. 또 APEC 정상회의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탈락한 제주도민의 민심을 어루만져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APEC 개최지 탈락 직후 제주출신 국회의원 당선자인 열린우리당 강창일·김우남·김재윤 당선자가 정동영 의장과 함께 대통령 면담을 요청해 놓고 있어 이날 오찬이 '도민과의 대화' 자리로 만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