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제주도 문예회관은 제주4.3을 알리는 다양한 예술로 가득 채워진다. 바로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준비한 ‘2018 4.3 70주년 기념 문화예술대전’이다. 해마다 4.3을 알리고 기억하기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지만, 올해는 70주년이란 중요한 의미에 맞게 보다 각별한 준비가 더해졌다. <제주의소리>는 4.3 문화예술대전 주요 행사를 다섯 번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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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년 4.3 문화예술대전] (1) 제25회 4.3 문화예술축전

1994년 제주민예총 창립과 함께 시작한 4.3문화예술축전(옛 4.3예술제)은 제주4.3을 가장 오랫동안 꾸준히 알려온 예술 행사로 손꼽힌다. 예술가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음악, 거리굿, 각종 체험 활동 등을 통해 4.3의 역사와 가치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올해는 4.3 70주년과 문화예술축전 25회라는 뜻 깊은 시기를 맞아 양적·질적인 발전을 추구했다.

# 4.3문화예술마당 (3.31~4.3 / 13:00~18:00)

제주도 문예회관 일대는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다양한 참여·체험 부스가 차려지는 ‘4.3문화예술마당’이 이어진다. 주최 기관(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은 4.3문화예술마당에 대해 “문학은 물론 음악, 미술, 사진, 등으로 기억되는 예술 행위와 먹거리 등 삶에 묻어나는 4.3이야기들이 문예회관 일대에 집대성된다”고 소개했다.

현장에는 부스 10여개가 차려져 방문객들을 환영한다. 매해 음식으로 4.3을 알려주는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을 비롯해 캘리로 만나는 4.3(이강인 작가), 4.3그림자인형극(초점), 4.3판으로 기억을 새기다(고경화 작가), 4.3을 칠하다(주앤이), 공방(요보록소보록) 등 아기자기한 예술 체험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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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제주4.3문화예술축전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여기에 강정친구들, 4.3을 잇다-제노사이드에서 페미사이드까지(제주여성인권연대), 지켜야할 제주4.3, 지켜야 할 제주꽃(곶자왈사람들), 동백향기로 태어나다(제주여성자활센터), 일배움터 등 여러 기관이 자신들의 의미있는 활동·가치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 4.3평화예술난장 (3.31~4.1 / 13:00~17:00)

4.3평화예술난장은 공연 장르에 초점을 맞췄다. 도내·외에서 초청한 음악인, 퍼포먼스팀이 제주도 문예회관 야외 마당에 차려진 무대에 오른다.

4.3평화예술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자들의 공연 모두 4.3을 주제로 한다는 것. 창작에서 기존에 발표돼 널리 알려진 작품까지, 장르나 표현은 달라도 4.3이란 한 목소리는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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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제주4.3문화예술축전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국악연희단 하나아트, 강정합창단, 살거스, 풍류춤연구소, 노래세상 원, 이정미·박보와 함께 아이씨밴드(부산), 국악관현악단 더불어 숲(청주)이 함께 한다.

특히 한국민예총과의 연대 차원에서 전국 20개 지역에서도 4.3평화예술난장과 같은 추모 공연이 열릴 예정이어서 더욱 남다른 의미를 안겨준다.

# 4.3역사거리굿 <해방>, 4.3역사집체극 <한라> (4.1 / 17:00~20:00)

<해방>과 <한라>는 올해 4.3문화예술축전의 백미로 손꼽힐 만 하다.

지난해까지 야외 ‘역사맞이 거리굿’ 하나만 공연했다면, 이번에는 특별히 실내용 공연을 별도로 제작했다. 

<해방>은 4월 1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제주도 문예회관 앞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공연이며, <한라>는 같은 날 오후 6시 30분부터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진행하는 실내 공연이다. 일종의 프롤로그 공연(해방)이 밖에서 먼저 열리고, 본 무대(한라)가 안에서 펼쳐진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그동안 제주민예총의 ‘역사맞이 거리굿’은 거리가 핵심이었다. 열린 공간에서 예술행위는 그 자체로 소통이며 상호 치유되는 굿이며 제의를 포함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소개한다. 

<해방>은 짜임새 있는 극보다는 흥겨운 판굿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출연진도 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 풍물굿패 신나락을 중심으로 <한라> 출연진들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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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관덕정 마당에서 열린 4.3 역사맞이 거리굿 모습. 제공=제주민예총.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주요 내용은 1945년 해방부터 1947년 3월 1일 제25주년 3.1절 기념대회까지를 그린다. 강정효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상임공동대표(제주민예총 이사장)도 중요한 배역을 맡아 특별 출연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공연장을 야외에서 실내로 옮긴 <한라>는 보다 정돈된 분위기 속에 여러가지 예술적 표현을 가미했다. 문학, 노래 가사, 음악, 미술, 영상 등이 배우들의 연기와 만난다. 앞서 제주민예총은 2001년 역사집체극 <애기동백꽃의 노래>를 선보인 바 있다. 그때는 연극 중심의 공연이었다면 <한라>는 보다 종합예술 성격을 띈다.

국악관현악단 더불어 숲과 제주남성합창단이 음악으로서 작품의 분위기를 이끌고 제주두루나눔과 볍씨학교가 학생으로 출연한다. <해방>에서 활약한 전통예술공연개발원 마로, 풍물굿패 신나락도 함께 한다. 애초 연기 전공 대학생들, 타 지역 극단도 함께 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한라>는 제25주년 3.1절 기념대회까지 표현한 <해방>에 이어 3.10 제주도민관총파업, 그리고 잔혹한 4.3의 과정을 다룬다. 김경훈 시인이 글을 쓰고 최상돈 가수가 총연출을 맡았다. 김수보 안무가는 안무 겸 책임 연출로 진두지휘한다.

<해방>과 <한라>는 1945년 일제강점기 해방부터 1947년 제25주년 3.1절 기념대회와 1948년 4월 3일, 그리고 70주년을 맞는 올해까지 긴 세월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예술 행위다.

# 4.3예술포럼 <그 길 위에서> (4.7~5.12)

4.3예술포럼은 보다 차분하게 4.3과 예술, 역사를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는 초청 강연이다.

4월 7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예술공간 이아에서 김종길 미술평론가(경기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를 초청해 강연 <시루 깃대, 샤먼, 우주 여자>를 진행한다. 이어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심광현 한예종 교수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예술로 기억하기>가 열린다.

4월 20일 오후 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예술공간 이아에서 압둘 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의 <세계 난민을 4.3의 눈으로>를 진행한다. 이어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안혜경 제25회 4.3미술제 전시감독, 김종민 전 4.3위원회 전문위원, 임흥순 작가를 초청해 <재일 제주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5월 10일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예술공간 이아에서 총 정리 차원의 <4.3예술의 또다른 시작, 의미와 과제>가 열린다.

5월 12일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 도내 4.3 항쟁 유적지를 둘러보는 평화 기행도 마련했다. 4.3예술포럼은 4.3역사와 예술이 관심을 갖는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4.3 70주년 기념 문화예술대전은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사)제주민예총이 주최하고 기념사업위원회 문예위원회, 제주민예총 4.3축전 추진위원회가 주관한다. 제주도,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 www.facebook.com/43jeju70 ), 홈페이지( www.4370jeju.net ), 제주민예총 블로그( http://blog.daum.net/jepaf )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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