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녹색당 안재홍 사무처장

지방 선거는 지역 최대 현안을 두고 벌이는 공론의 장

제주도가 지난해 9월 24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도내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을 통해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제2공항 건설의 찬반 여부에 대해 ‘찬성’ 63.7%, ‘반대’ 24%로 찬성이 절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시간이 흘러 올해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 11일에서 12일 이틀간 제주CBS와 제주MBC, 제주신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에서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건설'을 찬성하는 도민이 53.2%, 반대가 38.3%로 나타났다. 제주도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28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방식을 통해 제주지역 현안에 대해 이뤄졌다.

불과 4개월여 만에 찬성과 반대여론의 격차가 39.7%에서 14.9%로 현격히 줄어들었다. 여론조사 방식이나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날 순 있겠지만 찬반의견의 격차가 2배 이상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제주제2공항 건설에 대한 민심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선거는 민심의 변화를 읽고 쟁점을 토론해 유권자가 정책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다. 지역 언론사에서는 이런 민심을 반영해 제주제2공항을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파악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 제주 최대쟁점 '제2공항'>(한라일보, 2월 15일자 기획특집), <제주 언론 3사, 지방선거 10대 아젠다 채택>(제주신보, 3월 28일자 1면)에서도 제2공항 갈등해법과 개발의 문제를 각각 아젠다로 채택해 다루고 있다. 

언론과 민심의 이런 요구에도 불구하고 선거판에서는 아직 제2공항이 주요 쟁점이 되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다. 제주에서는 지난 어떤 지방선거보다 선거 열기가 일찍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에서 무려 4명의 후보가 등장해 연일 도지사 후보 자리를 두고 다툼을 벌였다. 여기에 제1여당인 자유한국당과 현직인 도지사를 비롯해 녹색당 후보까지 도민들이 보기엔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후보가 연일 말을 뱉어내며 유권자의 표심을 구하고 있다. 

지금은 과연 누가 더불어 민주당의 도지사 후보로 선출될 것인지가 지역 언론의 최대 관심사다. 이런 많은 말잔치 속에 진정 필요로 하는 사안은 깊이 있게 언급되거나 토론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민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민주당 경선에서도 후보의 도덕적 자질과 관련한 진실공방만 벌어지고 있다. 물론 도덕적 자질이 후보의 중요한 기준이 되겠지만 너무 편향되어 있다. 

정치가 민심으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는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도지사가 당선된 후 추진된 제2공항사업에 대한 평가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하지 못하면 도민들은 제2공항에 대해 의사를 표명할 기회를 잃게 된다. 

제주에서 벌어지는 유사 이래 최대 개발사업인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사진_안재홍-p.jpg
▲ 제주녹색당 안재홍 사무처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판단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제2공항 사업은 계속 추진 중이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정치권이 응답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도지사 후보들은 제2공항이라는 지역 최대의 현안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토론을 통해 유권자의 갈증을 해소하고 판단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 2월의 여론조사 후 다시 4개월 정도가 지나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6월 13일 제2공항에 대한 표심의 여론조사결과가 궁금하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