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주차요금 정산기만 설치하면 되나요?

▲ 제주도민속자연사 박물관에 설치된 유인 주차요금 정산기.
▲ 제주도민속자연사 박물관에 설치된 유인 주차요금 정산기.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 주차요금 정산기가 설치됐지만, 정작 주차 요금은 제대로 정산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연사박물관 주차장이 주먹구구로 운영된다는 <제주의소리> 독자 제보에 따라 18일 기자가 박물관을 직접 찾았다.
 
주차장 출입구에는 주차요금 정산기가 설치돼 있었다. 자연사박물관 주변을 돌아보고 주차장 밖으로 나가는데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차가 다가가자 자동차단기만 오르락내리락했다.  
 
이전부터 자연사박물관은 1시간 기준 승용차 주차료 600원, 승합·화물차는 주차료 600~900원을 징수해왔다.
 
지난해 7월부터 1시간 기준 승용차 1000원,  승합·화물차는 2000~4000원으로 주차료가 인상됐다. 
 
주차료 징수를 위한 정산기 등 없어 박물관 관람객들은 매표소에서 입장료와 함께 주차료를 지불해야 했다.  이로 인해 주차장은 박물관 이용객 차보다 택시나 주변 식당 등을 이용하는 차량으로 가득했다. 
 
결국 자연사박물관에 입장하는 사람은 주차료를 내고, 자연사박물관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되레 주차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벌어져 주차장 운영 방식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왔다.
 
민원이 계속되자 자연사박물관 측은 지난해 5월 주차장 입구에 주차요금 정산기를 설치했다. 설치 비용은 약 1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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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민속자연사 박물관을 빠져나가는데, 유인 정산기에는 직원이 아무도 없어 요금 정산이 되지 않고 있다. 요금 정산기 문은 굳게 닫혀 있다.
 
무인이 아닌 유인 정산기로, 직원이 상주해야 하지만, 담당 직원은 1명도 없다. 담당 직원이 없으니 자연스레 주차 요금 징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무려 1500만원을 들여 주차요금 정산기를 설치했지만,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는 실정이다.
 
관람객 주차료를 면제해주고, 일반 이용자 주차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 오히려 반대로 주차요금이 징수됐다. 
 
이와 관련해 자연사박물관 측은 무단으로 주차하는 차량이 많아 기계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요금 정산 프로그램도 설치되지 않았으며, 담당 직원 채용 등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연사박물관 관계자는 “주차요금 정산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아 매표소에서 직원이 주차료를 같이 받고 있다. 주차요금 징수를 위한 직원 채용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직원 채용 등 계획도 없이 유인 주차요금 정산기만 설치했다는 얘기다.
 
박물관 관람객만 주차료를 내고,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주차료를 내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관계자는 “청원경찰이 주차장에서 무단으로 세우는 차량이 보이면 요금을 받고 있다. 현재 주차요금 정산기 설치로 무단 주차 차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등 문제로 주차요금 징수 담당 직원 채용을 못하고 있다. 직원 채용 계획을 세워 예산 등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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