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40일 앞으로 다가섰지만 ‘정책선거’가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제주의소리>는 이번 지방선거를 정책선거로 이끌기 위해 주요 아젠다 및 현안에 대한 각 후보별 입장을 확인, 비교하는 ‘유권자가 묻고, 후보들이 답한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누가 준비된 풀뿌리 참일꾼인지 판단하는 길라잡이가 됐으면 합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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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묻고, 후보들이 답한다] ③ 제주 제2공항 갈등 해법

제주 신공항(제2공항) 건설은 범도민추진협의회가 구성될 정도로, ‘한 때’ 도민사회의 숙원이었다.

이에 정부가 응답한 건 2015년 11월10일. 당시 박근혜 정부(국토부)는 성산읍 495만m² 일대를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전격 발표하게 된다.

사업은 연간 3000만명에 달하는 제주지역 항공수요 처리를 위해 사업비 총 4조8700억원을 들여 3200m 활주로와 국내여객터미널, 국제여객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후보지에 포함된 마을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곧바로 반대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사업철회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와 함께 저항하며 부실용역 등 사업 추진과정의 문제점들을 요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분노하는 데는 정부와 제주도 당국의 일방통행식 사업추진이 가장 컸다. 주민수용성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입지가 결정된 데 대한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숱한 우려 속에서 2017년 12월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관련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동시에 발주했다. 입지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러는 사이 민심도 많이 변했다.

지난 4월11일 제주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한 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공항시설을 확충(34.5%)하거나, 공항시설 확충이 불필요하다(16.2%)는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 성산 제2공항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42.7%였다.

2017년 9월24일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 찬․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 ‘찬성 63.7%-반대 24%’로 찬성이 반대 여론을 압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개발과 삶의 질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제주도민들. 이에 대해 민선 7기 제주도정을 이끌겠다며 도지사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은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을까.

◇ 녹색당 고은영 ‘전면 백지화’, 나머지 4명은 입지재검토 찬․반 입장 ‘유보’

<제주의소리>가 ‘유권자가 묻고, 후보들이 답한다’ 세 번째 순서로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입지 재검토’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자, 5명의 후보들 중 4명(문대림, 김방훈, 장성철, 원희룡)이 답변을 유보했다. 사안의 민감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녹색당 고은영 후보는 제주 제2공항 건설 자체를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는 “국토부의 제2공항 건설 타당성 검토 용역결과를 지켜보겠다”은 입장이다. 특히 “국토부 용역은 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입지선정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검증하는 것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환경수용성과 오버투어리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점에서 도민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신중론을 펴면서도 사실상 입지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는 “문재인 정부도 제2공항 개항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만큼 제주도 차원의 지원방안에 국가 차원의 지원이 보태져서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갈등이 일방적 추진이 아닌 소통을 통해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 “성산 제2공항이든, 현 제주공항 확장이든, 정석비행장 활용이든 모든 대안을 놓고 도민적 숙의를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호남-제주 KTX해저터널까지도 연륙교통인프라 확충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 후보는 특히 “현재 국토부가 진행하고 이는 타당성검토 용역을 공항인프라 확충에 대한 도민적 논의에 맞춰 늦추거나 잠정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겠다”며 ‘선 도민적 합의 후 최종대안 결정’이라는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녹색당 고은영 후보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금 제주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징후들은 제주의 관광객이 더 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제2공항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현 제주공항의 편의시설 개선 및 항공기 대형화 유도를 통한 수송능력 확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도민들의 뭍나들이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성수기와 명절 때 도민 좌석할당제를 항공사에 요구하겠다는 이색 공약도 내놨다.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현재 국토부가 입지선전 사전타당성 검증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차분히 결과를 지켜보는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문대림 후보의 입장과 판박이다.

제2공항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공약에 대해서는 조만간 별도로 도민들에게 말씀드릴 기회를 만들겠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제2공항 운영수익의 지원환원을 위한 가칭 ‘제주공항공사’ 설립 방안에 대해서는 문대림, 김방훈, 원희룡 후보가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장성철 후보는 “지금은 공항인프라 확충과 관련한 도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며 제주공항공사 설립 논의 ‘시기상조론’을 폈다.

고은영 후보 역시 “제2공항 반대여론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이런 논의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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