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권 1~4번에 제주시 갑-을 후보만...서귀포시 후보 배제, 4.3유족 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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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후보 1~4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후보 선정과 관련해 잡음이 나오고 있다. 청년과 직능단체는 배제되고, 서귀포당협 소속 후보들도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특히 제주4.3희생자유족회 대표 선수로 나선 오임종 상임부회장의 경우 6번으로 결정되면서 '후보 사퇴'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난 4일 상무위원회를 열어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에 지원한 14명 중 서류․면접 심사를 통과한 13명을 대상으로 순위 투표를 거쳐 1~7순위 후보자를 확정했다.

후보자 선출은 후보자들의 정견발표 후 상무위원들이 남·여 후보자 각 1명씩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선출 결과에 대해 제주도당은 “민주당의 정체성에 부합하고, 인권과 복지정책의 실천 및 국가에 헌신하며, 화해와 평화의 정신을 계승하는 후보들이 선출됐다”고 평가했다.

비례대표 1번은 강민숙 제주도당 사회복지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강 부위원장은 지난 2012년 4월 오영훈 의원(현 국회의원)이 사퇴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일도2동 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바 있다.

비례대표 2번에는 강창일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문경운 제주차지분권연구소 이사가 배치됐다. 문 이사는 국가유공자 자격으로 이번 비례대표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3번과 4번은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장과 고현수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상임대표가 배정됐다.

현재 정당 지지율을 감안할 때 비례대표 4번(강민숙-문경운-김경미-고현수)까지 의원배지를 달 가능성이 높다.

비례대표 5번에는 고정아 민주평통자문위원(대정읍 주민자치위원장), 6번에는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7번에는 김선영 제주도당 문화예술특위 위원장이 배치됐다.

이들 5~7순위 후보자들은 소속 정당의 비례대표 의원이 궐원 또는 궐위가 될 때 명부순위에 따라 의석을 차례로 승계하게 된다.

비례대표 선정과 관련해 민주당 제주도당 내외부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제주시 갑과 을 지역위원회 후보자들이 당선권에 배치되면서 '산남 후보자'는 후순위로 밀렸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갑과 을의 짬짜미'한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상무위원회 구성도 산남지역 후보자들은 불리하게 돼 있다. 상무위원 37명 중 서귀포위원회 소속은 7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비례대표 후보에 나섰던 한 후보는 "제주시 갑과 을 지역위원회 소속 후보자들이 당선권에 배치됐다"며 "짬짜미 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내부에선 오임종 상임부회장을 당선권 밖에 배치한 것에 대해 '격앙'된 분위기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제주4.3 문제 해결을 위해 유족대표를 임원회의를 통해 선발했고, 민주당 제주도당에 비례대표로 추천했다"며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했는데도 당선권 밖에 배치한 것은 유족회를 홀대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양 회장은 "민주당 상무위에서 '왜 비례대표에 4.3유족을 넣어야 하느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들었다"며 "이러면서 선거철마다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는 데 참 염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비례대표 선정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례대표가 전문가와 소외된 청년과 장애인, 직능단체 대표를 선발해야 하는데 청년과 4.3유족이 후순위로 밀린 것은 참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국회의원 중심의 자기 밥그릇 챙기기가 이번에도 나왔다"며 "당이 잘나갈 때 더 겸손하고, 고개를 숙일 줄 알아야 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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