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감동…그 자체를 느껴보세요
저는 그림에 관한 한 약간의 '열패감'같은 것을 갖고 있습니다.
'어깨 너머로'배운 어줍잖은 재주로 한 때는 '밥벌이'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마음 한 켠에 똬리틀고 있는 '열패감'은 어쩌지 못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저의 오랜 지인인 김모 화백을 비롯한 소위 '정통파(기본을 익힌)'들은 그래서 제겐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 되기로 하고, 또한 열패감을 주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때론 턱 없는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물론 그들이 만들어 내는 '능숙한 작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허나, 자연이 만들어 내는 그림 앞에선 제 안의 열패감 따위는 간 데 없습니다.
가슴 한 켠에 이는 건 오로지 '경외감'과 '서늘한 감동'입니다. 아래 소개하는 '담쟁이가 그리는 수채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듯 싶은 이 '담쟁이 벽화'.
제 단골 술집 앞에 있는 벽화인지라, 사실 어느날 문득 술김에 처음 봤습니다.
술이란 게 약간은 감정의 왜곡을 줄 수 있음을 모르지 않지만, 당시엔 '온전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계절 따라 담쟁이가 그리는 수채화의 과정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 담쟁이 '벽화'의 '진가'는 잎을 다 떨궈낸 다음 드러냅니다. 이 때는 주목하는 분들이 거의 없지만, 겨울바람에 잎사귀 다 떨구고 낸 다음, 수채화에서 '동양화'로 놀라운 변신을 합니다. 눈이라도 '분분' 날릴라치면 거의 '환상적'인 동양화 한 폭을 보여줍니다.(기회되면 동양화의 모습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모습은, '담쟁이 벽화'의 왼쪽 부분입니다.
담쟁이 벽화의 중간 부분입니다.
담쟁이 벽화 '앞 면'입니다. 건물들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측면에서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있으면 행인들도 흘깃 쳐다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