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자치일꾼을 뽑기 위한 6.13지방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섰습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많은 권한이 제주도로 이양되면서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감시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제주의소리>는 도의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역현안 인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는 11대 의회가 도정견제와 4년간의 의정활동을 수행하는데 나침반 역할이 될 겁니다. 지역현안 인식조사 결과를 3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도의원 후보 현안인식 조사] ① 대규모 개발사업 반대 의견 우세

6.13지방선거 제주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경우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찬성보다는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가 의회 본연의 역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민선 7기 도정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개발사업 상당수는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의소리>가 6.13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제주도의원(지역구)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역현안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오라관광단지 △신화련 금수산장 △송악산 유원지 개발 △중문단지 주상절리대 인근 부영호텔 2~5 건축승인 등 5가지 현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물었다.

설문에는 31개 선거구에 출마한 73명 중 48명이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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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작업=이동건 기자. ⓒ제주의소리
◇ [오라단지 개발] 찬성 8.3% - 반대 66.7% - 유보 25.0%

오라관광단지는 제주시 오라2동 일대 357만5000여㎡에 제주 최대 규모의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관광호텔 2300실, 휴양콘도 1270실, 명품 빌리지와 같은 상업시설, 생태전시관, 워터파크, 18홀의 골프장 등이 들어선다.

사업비만 5조2000억원으로, 투자금액만 따지면 단일 개발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환경영향평가는 통과됐지만 자본 실체에 대한 의혹이 꾸준이 제기되면서 현재 제주도 차원의 자본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설문에 응한 48명 중 32명(66.7%)가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승인을 내줘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22명 중 19명(강성의·강철남·강호상·고용호·고태순·김경학·김영심·김용범·김은정·김주용·박원철·박호형·송영훈·송창권·양영식·이상봉·정민구·정태준·홍명환)이 반대했다.

이중 홍명환 후보는 “개발내용이 도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만큼 대대적으로 변경된다면 행정일관성 차원에서 조건부 찬성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유한국당 후보 중에서는 김상일·오영삼·한재림, 바른미래당 강충룡, 정의당 김대원·고성효, 민주당 김형미, 무소속 강철호․고경남·김명범·양시경·허창옥·현정화 후보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찬성 입장을 밝힌 후보는 4명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없었고, 자유한국당 김효·박용모·백성철 3명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지역구가 오라동인 백성철 후보는 ‘환경훼손 최소․고용 창출’을 전제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무소속 고정식 후보도 찬성 대열에 합류했다.

입장을 유보한 후보는 총 12명이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강성균·김희현·임상필, 자유한국당 김동욱·김황국·하민철, 무소속 강연호·김명만·김종호·양임숙·이경용·현기종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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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작업=이동건 기자. ⓒ제주의소리
◇ [신화련 금수산장] 찬성 4.2% - 반대 75.0% - 유보 20.8%

논란 끝에 제주도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이 통과된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75%가 개발승인을 내줘서는 안된다(반대)고 밝혔다.

신화련 금수산장 개발사업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87만㎡ 부지에 휴양콘도미니엄 48실과 호텔 664실, 골프 코스 및 골프아카데미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중국자본 7239억원이 투입된다.

블랙스톤 골프장 27개 홀 중 9개 홀을 개발부지에 편입시키면서 골프장 편법개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사업자가 제주칼호텔 카지노(메가럭)의 최대주주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제주신화월드와 같이 카지노 확대이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본검증이 진행되고 있는 오라관광단지보다도 반대 의견이 더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18명(강성의·강철남·강호상·고용호·고태순·김영심·김용범·김은정·김희현·김주용·박호형·송영훈·송창권·양영식·이상봉·정민구·정태준·홍명환)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도의회 표결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졌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 사과까지 했던 이상봉 후보는 이번 설문조사에는 확실하게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에 반대했던 박원철·김경학 후보는 ‘유보’로 돌아섰다. 박 후보는 해당사업이 진행되는 한림읍이 지역구다. 강성균·임상필 후보도 입장을 유보했다.

자유한국당 후보들 중 김삼일·김황국·백성철·오영삼·한재림 등 5명, 바른미래당 강충룡, 정의당 김대원·고성효, 민중당 김형미, 무소속 강철호·고경남·고정식·김명만·김명범·양시경·허창옥·현기종·현정화 후보가 반대했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에 찬성한 후보는 자유한국당 김효·하민철 2명 뿐이었다.

무소속 강연호․김종호·양임숙·이경용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다. 이 후보는 “환경이 훼손될 경우 반대한다”며 조건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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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작업=이동건 기자. ⓒ제주의소리
◇ [송악산 유원지 개발] 반대 89.6% ‘압도’…찬성 2.1%-유보 8.3%

송악산 유원지 개발에 대해서는 여․야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반대(89.6%)가 압도했다.

송악산 유원지 개발은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해원 유한회사’가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이 공식 명칭으로 당초 5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거치면서 사업규모(3219억)가 대폭 축소됐다.

그렇지만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가 호텔 고도를 낮추라며 2차례나 ‘재심의’ 결정을 내리면서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찬성 입장을 밝힌 후보는 고위공무원 출신인 자유한국당 박용모 후보(구좌·우도)가 유일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22명 중에서는 대정이 지역구인 정태준 후보와 강호상(서홍․대륜동) 후보 등 2명이 입장을 유보한 반면 나머지 20명(강성균·강성의·강철남·고용호·고태순·김경학·김영심·김용범·김은정·김주용·김희현·박원철·박호형·송영훈·송창권·양영식·이상봉·임상필·정민구·홍명환)은 전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후보 중에서는 김동욱·김삼일·김황국·김효·백성철·오영삼·한재림 등 7명이 반대했고, 현역인 하민철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다.

바른미래당 강충룡, 정의당 김대원·고성효, 민중당 김형미 후보 역시 송악산 개발에 반대했다.

무소속 가운데는 대정읍이 지역구인 현역 허창옥 후보를 비롯해 강연호·강철호·고경남·고정식·김명만·김명범·김종호·양시경·양임숙·현기종·현정화 후보 등 12명 반대했다. 이경용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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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작업=이동건 기자. ⓒ제주의소리
◇ [부영호텔2~5 건설사업] 여․야 불문 반대 93.7% 압도…찬성 2.1%-유보 4.2%

중문관광단지 주상절리대 인근 부영호텔 2~5 건설사업에 대해서도 반대(93.7%)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설문에 응답한 48명 중 무려 45명이 반대한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찬성은 자유한국당 김효(아라동) 후보가 유일했고, 입장을 유보한 후보도 2명(공창권, 박용호) 뿐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응답자 22명 중 21명(강성균·강성의·강철남·강호상·고용호·고태순·김경학·김영심·김용범·김은정·김주용·김희현·박원철·박호형·송영훈·양영식·이상봉·임상필·정민구·정태준·홍명환)이, 자유한국당은 응답자 9명 중 7명(김동욱·김삼일·김황국·백성철·오영삼·하민철·한재림)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설문에 응한 무소속 후보 13명(강연호·강철호·고경남·고정식·김명만·김명범·김종호·양시경·양임숙·이경용·허창옥·현기종·현정화) 모두가 반대했다.

바른미래당 강충룡, 정의당 김대원·고성효,민중당 김형미 후보도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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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작업=이동건 기자. ⓒ제주의소리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찬성 29.2%-반대 47.9%-유보 22.9% 논란지속 예고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설에 대해서는 ‘찬성 29.2%, 반대 47.9%, 유보 22.9%’로 가장 의견이 분분했다.

행복주택 건설사업은 ‘내집 마련’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청년계층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2만호 공급정책 중 하나다. 시민복지타운 옛 시청사 부지에 행복․실버주택 780세대를 조성하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제10대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단골메뉴로 등장할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다. 도정의 일방통행식 사업추진에 대한 반발과 행정체제 개편 등에 대비, 미래세대를 위해 공원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이 주로 반대 논리로 제기됐다.

이 사업에 찬성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5명(강호상·고용호·박원철·송영훈·임상필), 자유한국당 2명(김동욱·김삼일), 바른미래당 1명(강충룡), 무소속 6명(강연호·고경남·김종호·양임숙·현기종·현정화) 등 14명(29.2%)이었다.

반대는 더불어민주당 10명(강성균·강철남·고태순·김경학·김용심·김용범·김희현·이상봉·정민구·홍명환), 자유한국당 5명(김효·박용모·백성철·오영삼·한재림), 정의당 1명(고성효), 민중당 1명(김형미), 무소속 6명(강철호·고정식·김명만·김명범·양시경·이경용) 등 23명(47.9%)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강성의·김은정·김주용·박호형·송창권·양영식·정태준 등 7명, 자유한국당 김황국·하민철 등 2명, 정의당 김대원, 무소속 허창옥 후보 등 11명(22.9%)은 입장을 유보했다.

김주용 후보는 “도민사회 합의가 우선”이라고 했고, 허창옥 후보는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른 대규모 개발사업에 비해 찬성-반대-유보 입장이 갈리면서 민선 7기 도정, 11대 의회 출범 이후에도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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