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자치일꾼을 뽑기 위한 6.13지방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섰습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많은 권한이 제주도로 이양되면서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감시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제주의소리>는 도의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역현안 인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는 11대 의회가 도정견제와 4년간의 의정활동을 수행하는데 나침반 역할이 될 겁니다. 지역현안 인식조사 결과를 3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도의원 후보 현안인식 조사] ②자치권 확대, 제2공항 입지재검토

 ‘풀뿌리 자치 일꾼’을 뽑는 6.13지방선거 제주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10명 중 7명은 기초자치단체(의회 포함) 부활에 찬성했다.

제주지역 최대 갈등현안이 제2공항과 관련해서는 절반 가까이(47.8%) “입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버투어리즘의 폐해인 교통난, 하수처리난 등을 직접 경험하고 있어서인지 ‘환경총량제 도입’에 대해 여․야 불문,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제주의소리>가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제주도의원(지역구) 후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현안 인식조사’ 결과다. 설문조사에는 31개 선거구에 출마한 73명 중 48명이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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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자치(의회 포함) 부활] 찬성 72.8%, ‘풀뿌리 자치 확대’ 열망 높아

제주도는 지난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4개의 자치 시․군(의회 포함)이 사라졌다.

저비용 고효율 행정을 실현하겠다고 했지만 권한없는 행정시의 출현으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풀뿌리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부터 자치권 부활 공약이 나오기 시작했고,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제주도지사 후보들 중에서는 기초자치단체 부활, 행정시장 직선제, 심지어 읍면동장 직선제까지 자치권 강화를 위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태동한 문재인정부는 지방정부 형태나 지방의회 정수 조정 등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지방분권 개헌안을 발표, ‘제주형 자치모형’을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형성됐다.

제주도의원 후보들 중 설문에 참여한 48명 가운데 35명(72.9%)가 ‘기초자치단체(의회 포함) 부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자치자치단체 부활’ 선호도가 높았다. 설문에 응한 22명 중 17명(강성의 강철남 고용호 고태순 김용범 김은정 김희현 박원철 박호형 송영훈 송창권 양영식 이상봉 임상필 정민구 정태준 홍명환)이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찬성했다.

홍명환 후보는 기초자치권 부활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행정구역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개편한 이후 단체장을 직접 선출하거나 기초자치를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호상․김영심 후보는 ‘반대’ 입장을, 강성균․김경학․김주용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들의 경우는 찬성 5명(김동욱 박용모 백성철 오영삼 하민철), 반대 2명(김상일 김효), 유보 2명(김황국 한재림) 등으로 입장이 갈렸다.

바른미래당 강충룡, 정의당 고성효․김대원, 민중당 김형미 후보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무소속 후보들 중에서는 강연호․강철호․고경남․김명만․김명범․김종호․이경용․허창옥 후보가 ‘찬성’ 입장을 밝혔고, 제주경실련 공동대표 출신인 양시경 후보는 기초자치 부활에 찬성하면서도 기초의회 부활을 반대하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반면 고정식․양임숙․현기종․현정화 후보는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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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공항 입지 재검토] 찬성 47.9% - 반대 14.6% - 유보 37.5%

제주 신공항(제2공항) 건설은 범도민추진협의회가 구성될 정도로, ‘한 때’ 도민사회의 숙원이었다.

이에 정부가 응답한 건 2015년 11월10일. 당시 박근혜 정부(국토부)는 성산읍 495만m² 일대를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전격 발표하게 된다.

사업은 연간 3000만명에 달하는 제주지역 항공수요 처리를 위해 사업비 총 4조8700억원을 들여 3200m 활주로와 국내여객터미널, 국제여객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삶의 터전을 잃게된 주민들은 곧바로 반대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사업철회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이 분노하는 데는 정부와 제주도 당국의 일방통행식 사업추진이 가장 컸다. 주민수용성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입지가 결정된 데 대한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숱한 우려 속에서 2017년 12월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관련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동시에 발주했다. 입지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러는 사이 민심도 많이 변했다. 지난 4월11일 제2공항 반대범도민행동과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한 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공항시설을 확충(34.5%)하거나, 공항시설 확충이 불필요하다(16.2%)는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 성산 제2공항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42.7%였다.

그렇다면 제주도의원 후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입지 재검토’에 대한 찬․반을 묻었는데 어느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이 다른 현안에 비해 덜했다.

응답자의 47.9%가 ‘찬성’한 반면 14.6%는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37.5%는 사안의 민감성 때문인지 입장을 유보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중에서는 찬성 13명(강성균·강성의·강호상·고태순·김영심·김용범·김은정·박원철·송영훈·송창권·이상봉·정민구·홍명환), 유보 9명(강철남·고용호·김경학·김주용·김희현·박호형·양영식·임상필·정태준)으로 찬성이 우세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찬성(김삼일․박용모․오영삼)-반대(김동욱․백성설․하민철)-유보(김황국․김효․백성철) 등 정확히 3명씩 입장이 나뉘었다.

바른미래당 강충룡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고, 정의당 고성효․김대원, 민중당 김형미 후보는 ‘찬성’했다.

무소속 후보들 중에서는 찬성(고경남․양시경․이경용․허창옥)과 반대(강연호․고정식․양임숙․현정화)가 각각 4명이었고, 강철호․김명만․김명범․김종호․현기종 후보 등 5명은 입장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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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총량제, 찬성 95.8%…환경부담금 부과, 찬성 81.2-반대 4.2-유보 14.6%

사람이 지나치게 몰리면 탈이 나게 마련.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제주 섬’은 그야말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교통, 하수, 쓰레기 등의 환경문제가 발생하면서 제주도민의 삶의 질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제주가 사회적․환경적 수용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필리핀 정부가 환경정화를 이유로 유명 휴양지인 보라카이 섬을 6개월간 폐쇄하겠다고 밝힌 것은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주 역시 보라카이와 같은 ‘섬’이다. 지리적 특성상 환경 과부하를 흡수할 환경용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먼저 ‘환경총량제 도입’에 대해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도입해야 한다(찬성)는 의견이 95.8%로 압도했다.

설문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후보 22명 전원이, 자유한국당 후보들 중에서는 입장을 유보한 김효․박용모 2명을 제외한 7명이 찬성했다.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중당, 무소속 후보들도 전부 환경총량제 도입 대열에 섰다.

제주의 자연환경을 누리는 수혜자이자 환경오염물질 배출자인 입도객들에게 환경부담금(입도세)을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81.2%가 찬성했다. 반대는 4.2%, 유보는 14.6%였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22명 중 18명(강성의·강철남·강호상․고용호·고태순·김영심·김용범·김주용·김희현·박원철·박호형·송영훈·송창권·이상봉·임상필·정민구·정태준․홍명환)이 찬성했고, 4명(강성균․김경학․김은정․양영식)은 입장을 유보했다.

자유한국당 후보 중에서는 김동욱․박용모․백성철․오영삼․하민철․한재림 등 6명이 찬성했고, 김삼일 후보는 반대했다. 김황국․김효 후보는 찬․반 입장을 유보했다.

바른미래당(강충룡), 정의당(고성효․김대원), 민중당(김형미) 후보들은 전부 찬성했다.

무소속 후보들 중에서는 13명 중 11명(강철호․고경남․김명만․김명범․김종호․양시경․양임숙․이경용․허창옥․현기종․현정화)이 찬성했고, 고정식 후보는 반대, 강연호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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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폐지] 찬성 47.9% - 반대 31.3% - 유보 20.8%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야침차게 추진했던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와 관련해서는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47.9%)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31.3%)보다 우세했다. 20.8%는 입장을 유보했다.

제주도가 2016년 12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와 관련한 시민불편 해소를 위해 4월1일부터 클린하우스 요일별 배출품목을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일부 수정․보완했다.

병류와 스티로폼, 캔, 고철류는 매일 배출할 수 있게 했고, 배출량이 워낙 많은 플라스틱과 종이류는 격일제 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배출시간 연장과 관련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며 시행을 유보한 상태다.

‘재활용품 폐지제 폐지’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후보 22명 가운데 12명(고용호·고태순·김영심·김용범·박원철·송영훈·송창권·양영식·이상봉·정민구·정태준․홍명환)이 찬성했고, 3명(강성균․김희현․박호형)만 반대했다. 나머지 7명은 입장을 유보했다.

자유한국당 후보들 중에서는 3명(김삼일․오영삼․한재림)이 찬성, 5명(김동욱․김황국․김효․박용모․하민철)이 반대, 1명(백성철)이 입장을 유보했다.

바른미래당 강충룡, 정의당 고성효․김대원, 민주당 김형미 후보는 폐지에 찬성했다.

무소속 후보들 중에서는 강철호․김종호․양시경․이경용 등 4명이 찬성했고, 강연호․고경남․고정식․김명범․양임숙․허창옥․현정화 등 7명은 반대했다. 김명만․현기종 후보는 입장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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