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63)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는 이유

4.3 때 일이다. 산에 있던 사나이가 소금을 구하러 마을에 내려왔다가 잠복 중이던 사람에게 체포됐다. 산에서 방목 중이던 소를 잡아먹고 있었는데 소금이 없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소금은 독일어로 ‘잘츠(salz)’인데, ‘샐러리(salary, 봉급)’의 어원(語源)이란다. 옛날에는 봉급을 소금으로 준데서 유래한다. 이와 같이 소금은 음식에 맛을 내는 성분으로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식품이다.

그런데 이런 소금도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고혈압이 되고 뇌졸중을 일으키는 등 생명에 관계하는 질환이 될 위험성이 아주 높다. 사람들에게 ‘이런 생활습관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하고 질문한다면 대개 남성은 ‘금주, 금연’, 여성은 ‘스트레스’라고 답할지 모른다.

그러나 정답은 ‘소금섭취량감소‘다.

‘나는 이런 것에 신경을 써서 항상 싱겁게 먹고 있으니까 괜찮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부지불식간에 ‘음식이 너무 싱거워, 소금이나 간장 더 줘요’ 하고 염분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

지금 하루 식염섭취량은 남성 8g, 여성 7g을 권장하고 있다. 식염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위에서 얘기한 생활습관병 외에도 위암이나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식염섭취에 대해 새로운 지침을 내고 있으며, 세계각국에서 감염(减鹽)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식염섭취량이 대단히 높다. 우리나라의 식단은 국, 찌개, 김치 등 짠 음식이 많기  때문이다.

영국은 정책적으로 식품업계에 제조하는 상품에 대해 염분을 줄이는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도록 했더니 2005년부터 3년간 염분섭취량이 10% 감소했고, 의료비도 연간 2조6000억원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감염정책을 실시해 성공한 사례다.

사람에게 필요한 염분은 어느 정도인가? 하루에 3g정도다. 5g정도까지 섭취하면 고혈압은 거의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염분 권장량 7, 8g은 아주 싱겁게 먹어야 도달할 수 있는 양이다.

가정에서 염분 섭취량을 줄이는 데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신경써야 한다. 짠 음식을 되도록 적게 준비하고 소금이나 간장을 적게 사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짜게 먹어 왔는데 하루아침에 너무 반찬을 싱겁게 만들면 가족들이 불평한다. 그렇기 때문에 염분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식구들의 입이 싱거운 맛에 적응해가도록 해야 한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주부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193291_222113_2748.jpg

윤창훈 명예교수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