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하기 부끄러운 수준" 교육감 후보 학생인권 의식 혹평
"논하기 부끄러운 수준" 교육감 후보 학생인권 의식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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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제주연대. ⓒ제주의소리
청소년인권법제정제주연대, '청소년인권정책 질의' 도지사-교육감 후보 입장 발표

제주지역 교육단체 등이 6.13지방선거에 나선 제주도지사, 제주도교육감 후보들의 학생인권 의식에 대해 "아이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제주도내 8개 교육·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제주연대(청소년인권연대)는 4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소년인권정책 질의'에 대한 도지사, 교육감 후보들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전반적으로 "교육감 후보나 도지사 후보나 각 후보의 변별력을 가질 만한 내용이 없이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논평하기가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이들은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상벌점제 폐지'에 대한 인식의 간극이 크다고 지적했다.

먼저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석문 후보와 김광수 후보는 '기타' 의견을 냈다.

청소년인권연대에 따르면 이 후보의 경우 "지난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면서 학교자치조례 개정을 공약한 바 있지만, 타 시도에서 제정된 학교자치조례가 대법원 무효 판결로 효력이 없어짐에 따라 공약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학교 내 학생인권 뿐만 아니라 진정한 학교민주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차원 높은 의미의 실효성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학생인권과 관련, 학생인권조례 만으로 학생 인권을 신장시킬 수 없는 현실적인 부분들이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모든 교사가 고압적이고 권위적이지 않으며, 모든 상황이 비인격적이지 않다. 조례보다 문화와 인식, 교육과정 전반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상벌점제와 관련해 이 후보는 "상벌점제가 3자 협의회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학교 자체적으로 상벌점제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상벌점제가 통제적 수단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기타' 의견을 냈다.

김 후보는 "학생별로 차이가 있으나 학생은 아직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존재라는 전반적인 견해에서 의견을 밝힌다"며 "통제와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상벌점제의 현장적용에 대해 학교별 인식을 변화시키는 캠페인 형식의 정책적 대안을 생각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청소년인권연대는 "학생인권조례에 찬성하냐고 물었더니 두 후보 다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가 아니라 '기타'라고 답했고, 상벌점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이러면 논의가 안되는 것 아니냐"며 "학생은 여전히 배움의 주체이기 때문에 가르치고 선도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학생 인권에 대해 학생들을 주체로서 인식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도지사 후보에 대해서도 "각 후보 간 특별하게 변별력이 없다. 학생이나 청소년들을 미래의 세대에 대한 주인이 아닌 '복지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청소년 위기라고 하면 '지원 프로그램 운영', '문화센터 설립' 등의 공약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인권연대는 이어 "청소년들에 의해 만들어진 정책질의서에 대한 도지사·교육감 후보들의 답변서를 보며 많이 실망했다. 청소년들은 미숙하기 때문에 보호하고 가르쳐야 하는 존재로만 보는 시각이 컸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학교는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교육의 목적도 민주시민육성이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 시스템과 교사들은 상벌점제로 학생들을 통제하고, 생활기록부는 학생들이 살생부로 느껴질 만큼 위협적"이라며 "이런 환경을 만들고 덮어 둔 채 젊은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 탓하는 기성세대는 무책임하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은 우리 민주 사회의 당당한 주체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사회문제에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참정권을 확대해야 하고, 학교 내 학생들의 자치적이고 독립적인 학생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들을 존엄하고 동등한 존재로 학교 교육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교사와 학생이 인격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학생인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며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구축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청소년인권연대에는 △아름다운 청소년이 여는 세상 △제주교육희망네트워크 △제주청년네트워크 △제주우리동네지역아동센터 △참교육제주학부모회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제주민주노총 청소년노동인권사업단 △전교조 제주지부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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