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KCTV제주방송-제주일보, 제주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

맞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6.13지방선거 제주도교육감 선거 후보들이 제주지역 교육현안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고교입시체제 개편, 새로운 교육과정 도입, 학생인권 신장을 위한 정책 등에 있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제주의소리>와 KCTV제주방송, 제주일보는 5일 오전 10시 KCTV 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제주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석문 후보와 김광수 후보를 초청한 가운데 '6.13 지방선거 제주도교육감 후보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우선 이날 토론에서 이석문 후보는 "지난 4년간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 써왔다.  9만여명 우리 아이들의 담임선생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가장 약한 곳부터 지원했다. 모든 교육 지표가 향상됐고, 우리 아이들 행복도 전국 최고이며 어느때보다 진학도 잘됐다"며 "앞으로 4년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문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광수 후보는 "제주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다. 미래는 새로운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의 시대"라며 "그동안 제주교육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방향성과 균형을 잃고 변화가 부족했다. 균형과 방향성을 고도의 통합적인 시야에서 나온다. 모든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워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새로운 생각을 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회1.jpg
▲ 5일 오전 10시 제주의소리-KCTV제주방송-제주일보 공동 주최로 열린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이석문 후보(왼쪽)와 김광수 후보가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내신 100%" vs "연합고사 부활" 고교체제 입시 제도 시각차 '극명'


첫 토론은 선거기간 내내 두 후보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던 고교체제 개편과 관련한 주제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100% 내신으로 결정하는 고교입시 제도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김 후보는 '반대'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내신 100%로 고입을 결정하는 정책은 과거에도 두 차례 실시해 문제가 많았다. 중3 교실에 지나친 경쟁력, 도농간 평가 문제나 학력의 차이 또는 시험 관리의 어려움, 아이들의 지나친 경쟁, 남녀공학의 문제, 소위 커트라인이라고 일컬어지는 기준점 상하에 있는 중간 학생들에게 마지막 시험칠 기회를 박탈한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중학교 1~2학년때 철 없이 놀다가 3학년때 제대로 해보겠다는 아이들의 꿈을 앗아간 제도"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우리 아이들을 객관식 문제를 푸는 기계로 만들 수 없다. 시대는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얘기하는데, 이제와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연합고사가 부활될 때와 시대적 상황이 다르다. 그때 당시에는 대입 정시 비율이 60%로 수능 중심의 대입이었지만, 이제 대입 수시가 70%다. 제주교육이 미래에 적응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전국에서 단 한 곳도 연합고사를 보는 곳이 없다"며 "제주만 과거로 돌아가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 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두 후보 모두 앞서 맥락과 같은 답변이 나왔다.

이 후보는 "지역균형 발전에 최고의 교육정책은 연합고사의 폐지다. 연합고사가 폐지되면서 과거 읍면에서 동지역으로 쏠렸던 현상도 거의 멈췄다.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읍면지역 일반고 학생들의 입시 성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읍면지역 중학교의 상위권 아이들이 지역 학교를 선택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연합고사 폐지가 지역균형 발전에 있어 최고의 교육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고입 제도 개선과 고교체제 개편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어느 한쪽만 추진해서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현재 제주시 동지역 일반고 입시 내신 커트라인은 60%부터 시작할 것이다. 이건 통계로 나와있다. 이중 취업 때문에 특성화고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있고, 일부러 진학을 잘하기 위해 읍면지역으로 빠지는 아이들이 있으면 내신 비율이 62%까지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 후보는 "도농간 학력격차의 배경은 전통적으로 제주시 중심 생활권 제주의 특징에서 나타났다. 교육이 어떻게 특성화고나 일반고를 살려서 학생들이 그쪽으로 찾아가고 그쪽 학생들이 도시로 들어오지 않도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오랜 세월 숙고했다"며 "연합고사가 주범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내신 100%가 되도 12번의 중간·기말고사 역시 연합고사 만큼 치열하게 공부하고, 과외하고, 부모들이 걱정해야 한다. 이 또한 새로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맞섰다.

김 후보는 "제주도교육청이 의뢰한 고교체제 개편 용역에서 결론은 특성화고를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결과는 일반학급 2학급씩을 없애면서 애월고에 미술 2학급, 함덕고에 음악 2학급을 만든 것 뿐"이라며 "저는 고교체제 개편을 제대로 하겠다. 시내 일반계 고교 학급수를 늘리고, 신제주권에 여학교를 신설 또는 이전 하겠다. 그리고 지역 특성화고에 있는 특성화 학과들을 다시 한번 살펴서 개편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토론회3.jpg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후보. ⓒ제주의소리
토론회4.jpg
▲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후보. ⓒ제주의소리

◇ 이석문 "국제학교 교육과정 도입" vs 김광수 "제주형 교육과정 개발"


제주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가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이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브랭섬홀이나 NLCS 같은 국제학교의 경우에서 도입한 IB교육과정을 초등교육부터 도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 파견 근무한 제주지역 선생님들이 벌써 100명이 되고 있다. 이들이 각 급 학교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 평가 실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IB라는, 외국의 인증을 전제로 하는 과정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제주에만 주어진 특례를 활용하면 정말 멋진 좋은 교육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주장을 교육의원 이래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교육과정을 위해 용역을 주든, TF팀을 만들든, 편성이 되면 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는 정말 진정한 제주형 자율학교가 될거다. 선생님이나 교장까지 누구든 모셔올 수 있는 진정한 제주만의 교육과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학력 신장 방안과 관련 김 후보는 "아이들에게 유치원을 포함한 초등학교 저학년 과정에서 '흥미찾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흥미가 찾아진다면 초등 4~6학년에서 중학생 때에는 적성으로 나타내겠다. 이 적성은 고교에서 가치관으로 부여될 것"이라며 "직업에 관한, 미래에 관한 가치관이 돼야 특성화고든 일반고든, 직업을 선택하든 진학을 하든, 청년이 됐을때 직업을 바꾸지 않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20세기까지 우리가 얘기하는 학력은 현실적으로 수능문제를 잘 푸는 것, 정답이 있는 문제를 잘 푸는 것을 학력으로 규정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제주교육 최상에 있다"고 전제하며 "그러나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학력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 기반에는 독서교육이 있는데, 독서교육을 통해 다양한 견해들을 토론장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학생인권-교원 업무분장...필요성엔 '동의', 방법엔 '온도차'

학생인권과 관련 이 후보는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는 자유롭다가 중학교에 진학하면 두발부터 복장 등 새로운 규율이 많아진다"며 "이건 과거의 문화다. 아이들이 자신의 신체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찾아야 한다. 우리 문화와 충돌한다면 학교 내에서 의견 수렴하고 민주적으로 결정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후보는 "학생들의 교복, 두발, 신발, 화장, 머리모양 등에 있지만 핵심은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존감의 문제다. 학교에서 룰을 정하되 아이들이 반드시 지켜야 될 필요 없이 자존감이 있는 아이는 지키고, 그렇지 않으면 자기 생각대로 하는 열려있는 룰이 학교마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사와 행정직 공무원 간 업무분장에 대해 이 후보는 "지난 70년 동안 행정의 교육문화였지만 지난 4년간 행정의 교육문화를 교육 중심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사이에 내부갈등 있었다"고 인정하며 "분명한 것은 학교 현장부터 교육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고, 지원청은 지원하는, 교육청 본청도 이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담임교사와 부장교사, 교감, 교장, 장학관 등을 거치면서 교육청이 학교에 관한 업무분장에 관여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학교 업무분장은 철저하게 교장 중심으로 하겠다. 행정실장, 교감, 부장교사 등은 소통의 핵심이다. 소통이 되면 문제가 없고 소통이 안되면 문제가 있다"고 피력했다.

토론회2.jpg
▲ 5일 오전 10시 제주의소리-KCTV제주방송-제주일보 공동 주최로 열린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 ⓒ제주의소리
◇ "일감 몰아주기" vs "범죄 전력" 후보간 날선 검증

마지막 자유토론에서는 두 후보 간 날카로운 검증을 주고 받았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주요대학 진학률을 근거로 제시했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후보는 입시에 대한 도표는 안갖고 나올 줄 알았다. 국내 우수대학 입시 1위라는 표를 들고 왔는데, 그 학교에 못간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슬로건과 비교하면 참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이 슬로건에서 내신 100% 문제, 우수 대학 진학률, 행복지수 등 이런걸 비교하는게 어떠한 모순과 이율배반적인 내용이 포함돼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이 후보는 "김 후보가 '망가진 제주교육'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제시한 근거다.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졌데도 망가졌다고 하고, 진학률이 높아도 틀린 교육이라고 한다. 대체 왜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냐"라고 응수했다.

또 김 후보는 청렴도와 관련 "제주도교육청이 청렴도 5년 연속 1등급 했다고 홍보하는 이면에는 일정 기간이었지만 감사위원회에서 이 교육감 시절에 직접 나왔던 소위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그렇게 표현한다면 허위 사실 유포로 고발할 수 있다. 명확하게 하라. 위법 사항과 관련한 얘기를 해야지 의혹을 제기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후보는 "감사를 의뢰한 것은 교육감이 직접 하지 않았나. 그 감사 결과에 무슨 징계를 내리거나 했다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도덕적인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공에 나선 이 후보는 "지난 4년간 교육감으로서 박근혜 정부 3년 문재인 정부 1년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3년간 검찰조사 2번 받았고 감사원에 의한 타깃 감사를 받으며 소위 탈탈 털렸다"며 "그때 교육의원이었던 김 후보는 저격수라는 말을 들으면서 모든 문제들을 제기했다. 노란리본 문제, 그렇게 애써서 확보한 누리과정 예산, 국사교과서 국정화, 모든 부분에서 비판했다. 그런데 마치 지금은 아닌 것처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와 함께 지난 선거 당시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김 후보의 범죄이력을 문제 삼았다. 이 후보는 "김 후보는 교사 출신으로서 무단으로 학교에 출입해서 본인의 사익을 위해, 당선을 위해 정보를 사용했다. 판결문에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정확히 적시돼 있다"며 "적어도 저는 살면서 이중잣대에 저항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