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7.2%p→ 14.5%p→11.7%p 추격전...부동층 공략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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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 ⓒ제주의소리 / 그래픽 이동건 기자
6.13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이 시작된 가운데, 맞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안갯속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직 교육감인 이석문 후보가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일을 거듭할수록 격차를 좁히고 있는 도전자 김광수 후보의 약진도 만만치 않아 결과를 속단할 수 없는 형국이다.

제주의소리와 KCTV제주방송, 제주일보 등 제주지역 언론3사가 국내 대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제주도교육감 선거 3차 여론조사에서 이석문 후보는 39.9%, 김광수 후보는 28.2%의 지지도를 얻었다.

두 후보의 격차는 11.7%p로 오차범위를 벗어났다. 수치만 놓고 보면 10%p 이상의 차이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좁히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흐름을 놓고 보면 김광수 후보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언론3사의 제주도교육감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점차 감소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 12일 발표된 1차 여론조사에서 이석문 후보는 47.9%, 김광수 후보는 30.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7.2%p였다.

선거 구도가 본격화 된 5월 16일 2차 여론조사에서는 이석문 후보 39.5%, 김광수 후보 25.0%로 격차가 14.5%p로 줄었다. 이번에 실시된 3차 여론조사에서는 이석문 후보 39.9%, 김광수 후보 28.2%로 간극을 더욱 좁혔다. 20일 새 2.8%p의 격차를 줄였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제주도교육감 선거의 경우 '인지도'가 곧 '지지도'로 연결되곤 한다. 선거 초반 인지도에서 열세를 보였던 김광수 후보가 TV토론회와 거리유세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 정치적 성향 따라 엇갈린 표심...캠프도 십분 활용

정당도, 기호도 없는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다만, 후보 본인들은 정치적 성향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그간의 행보와 발언들로 미뤄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은 이석문 후보를,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은 김광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확연하다.

이번 3차 여론조사에서 이석문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부터 무려 51.0%의 지지를 받았고, 정의당 지지자도 이석문 후보에게 51.4%의 지지를 보냈다. 반면 김광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부터 23.5%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지만,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 지지자로부터는 54.5%, 바른미래당 지지자로부터는 46.8%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100여일전 실시됐던 1차 여론조사 당시에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석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58.7%, 김광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24.8%로 2배 이상 차이났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김광수 후보가 55.4%, 이석문 후보가 27.1%로 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TV토론회에서도 두 후보는 이 같은 점을 적극 활용했다.  

김 후보는 전교조 제주지부장 출신인 이 후보의 '코드인사'와 '정치적 편향성'을 적극 파고들었고, 이 후보는 '국정 역사교과서', '누리과정 예산', '세월호 노란리본' 등에 대한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삼으며 지지층 결집을 모색했다.

◇ 연령대별 지지도, 캐스팅보트 쥔 '20대' 

연령대별 지지율(3차 여론조사 기준)을 분석하면 20대에서 50대까지는 이석문 후보, 60세 이상에서는 김광수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지지도와 궤를 같이 한다.

이석문 후보는 20대 28.7%, 30대 41.9%, 40대 50.5%, 50대 48.8%, 60세 이상 30.0%를 기록했고, 김광수 후보는 20대 21.6%, 30대 19.8%, 40대 25.5%, 50대 28.7%, 60세 이상 40.1%의 지지율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20대 유권자들의 지지율이다. 30대와 40대의 지지율은 두 후보간 격차가 더블스코어에 가깝게 벌어지지만, 유독 20대에서는 7.1%p로 그 차이가 적다. 20대가 가장 진보적 성향을 지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각 후보 캠프는 저마다의 분석을 내놓았다. 

이석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4년전까지 일선 학교 교장을 지냈던 김광수 후보의 인지도가 높을 수 있다고 본다. 당시 10대였던 학생들이 현재 20대 유권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또 "관심을 갖고 지켜보지 못했다면 현직 교육감인 이석문 후보를 '기득권', 김광수 후보를 '도전자'로 인식할 수도 있다"고 흥미로운 해석을 덧붙였다.

반면 김광수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전이 진행되면서 후보의 진심이 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간 내놓은 공약들이 얼마전까지 학생이었던 20대 유권자들에게 주효했다는 방증 아니겠나"라고 풀이했다.

◇ 부동층 향배가 당락 결정...각 캠프 '동상이몽'

결국 당락은 30%대에 달하는 '부동층'의 표심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3차 여론조사에서 제주도교육감 선거의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7.3%, 모름·무응답은 24.6%였다. 부동층이 31.9%인 셈이다.

함께 실시된 제주도지사 선거 여론조사의 경우 '지지후보 없음'은 4.2%, 모름·무응답은 12.3%에 그쳤다. 단순 비교했을 때 교육감 선거의 부동층은 도지사 선거 부동층의 2배에 달했다.

'없다'와 '모름·무응답'으로 답한 부동층은 1차 여론조사에서 21.1%, 2차 여론조사에서도 35.1%였다. 선거전이 본격화됐음에도 부동층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얘기다. 

교육감선거 투표지는 선거구 별로 후보 배치 순서가 달라진다. 홀수 선거구는 김광수 후보, 짝수 선거구는 이석문 후보의 이름이 먼저 배치된다. 과거 선거처럼 기호 배치에 따른 프리미엄을 누릴 수도 없다.

각 캠프도 어디로 향할지 예단하기 어려운 부동층 표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김광수 후보 캠프 김종배 수석선대위원장은 "현재 (격차가)오차범위 안에 들어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아있는 6일이 초접전이 될 것"이라며 "우린 진보-보수로 나누진 않지만, 진보쪽 성향의 유권자는 일찌감치 지지 후보를 밝힌 반면 보수 성향을 가진 사람들, 소위 '샤이보수'층이 우리쪽으로 올 것으로 생각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문 후보 캠프 이정원 대변인은 "지지율 차이는 있지만 선두는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동일한 흐름을 가져가지 않겠나 분석하고 있다"며 "여러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우리측은 40%대, 김광수 후보측은 30%대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데, 남은 부동층 30%의 절반까지가 아닌 40% 정도만 가져와도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다. 진보개혁적인 후보 성향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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