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오해 살 만한 표현으로 심려 끼쳐"..."유족회의 정치적 중립의지 명확히 할 필요"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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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일-오영훈 의원.

6.13 지방선거 정국에서 제주4.3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4.3유족들의 반발을 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발언 이틀만에 유족회에 사과했다. 

강창일(제주시 갑).오영훈 (제주시 을) 의원은 10일 오후 공동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4.3유족회에 우려와 오해를 끼친 점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언은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8일 민주당 문대림 도지사 후보의 4.3 공약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나왔다. 

당시 강 의원은 "4.3유족들이 뭐에 현혹됐는지 일부가 (원희룡 캠프에) 참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심히 우려된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생각해서라도 4.3유족들이 이러면 안된다"고 말했다. 원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4.3유족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강 의원은 또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당선되면)제주4.3은 한발짝도 앞으로 못나간다"며 "4.3유족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일종의 섭섭함을 드러냈다. 

오 의원은 한술 더 떠 "일부 유족들이 원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데, 심히 유감스런 일이다. (문재인)대통령께서 완전한 4.3해결을 약속했다.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유족들을 분명하게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결국 4.3유족들을 자극했다. 

이에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9일 성명을 내고 "정치권은 4.3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특히 유족회는 "국회의원이 4.3유족을 향해 '뭐에 현혹이 됐다'고 하는 것은 6만 유족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또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유족들을 분명하게 기억하겠다'고 말한 것은 명백한 협박이며, 자유의사를 표명할 기회를 겁박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유족회는 "과연 무엇을 기억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두 의원은 10일 오전까지도 공식적인 반응이 없었다. 

오 의원은 이날 오전 문대림 후보 기자회견 자리에서 "발언 취지는 4.3 문제 해결 과정에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역할을 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완결되고 있는데 (일부 유족들이)이런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발언했다"고 해명했다.

오 의원은 특히 "4.3유족회에서 반박 입장(성명서)을 내놓았는데 그런 입장보다는 문대림 후보가 제시한 4.3공약과 정책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기억하겠다'고 한 것은 협박이나 겁박을 한 게 아니"라며 "언론을 통해서나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기억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 것이지 특정인이 누구를 지지하고, 지지하지 않는 것을 겨냥한 말은 아니"라고 진화를 시도했다. 엄밀히 말해 사과는 아니었다.  

사과 자료는 7시간 쯤 지난 뒤 나왔다. 

강창일·오영훈 의원은 "지난 8일 4.3과 관련한 공약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기자회견 전에 일부 임원이 원희룡 후보를 돕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오해를 살만한 표현으로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제주4.3은 특정인 혹은 특정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4.3유족회가 임원회의와 운영위원회를 거쳐 지방선거에 중립을 지키자고 결의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일부 임원진이 특정후보 캠프에 참여했다면 결의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이어 "유족회의 정치적 중립 의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은 '공산세력의 폭동'을 운운하는 잘못된 과거의 인식을 해소하는 것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도지사의 인식 역시 과거와 달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 의원은 또 "국회에서 법률안 개정과 예산 확보를 통한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며 "4.3유족회를 비롯한 제주시민사회와 제주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4.3유족회에 우려와 오해를 끼친 점에 사과드립니다.

지난 8일 4·3과 관련한 공약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그동안 정치적 중립을 지켜왔으며, 오로지 평화와 인권의 관점에서 활동해왔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전에 일부 임원이 원희룡 후보 캠프에서 돕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오해를 살 만한 표현으로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은 4·3유족회와 20대 국회 개원 이후 더 이상 4·3문제 해결이 정체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여러 차례 간담회와 토론회를 개최해 의견을 모으고 ‘제주4·3특별법 전부개정법률’을 만들어 발의한 바 있습니다. 4·3문제 해결에 보인 4·3유족회의 진심과 노력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주 4·3은 특정인 혹은 특정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4·3유족회가 임원회의와 운영위원회를 거쳐 지방선거에 중립할 것을 결의했다고 하는데, 임원진의 특정후보 캠프 참여가 있다면 결의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유족회의 정치적 중립의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4·3의 완전한 해결은 ‘공산세력의 폭동’을 운운하는 잘못된 과거의 인식을 해소하는 것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도지사의 인식 역시 과거와는 달라야 합니다.

앞으로도 국회에서 법률안 개정과 예산 확보을 통한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넘어야할 과제가 많습니다. 4·3유족회를 비롯한 제주시민사회와 제주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국회의원 강창일·오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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