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출구조사 예상 깨고 엎치락뒤치락...자정 넘겨 '골든크로스' 극적 승부 연출 

비교적 여유있는 승리를 점쳤던 여론조사 추이나 개표 직전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등 모든 예측은 빗나갔다. 끝까지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 결국 제주도민의 선택은 '이석문' 이었다.

14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50분 현재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79.21%의 개표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50.42%를 득표한 이석문 후보가 49.57%를 얻은 김광수 후보를 간 발의 차로 누르고 사실상 승세를 굳혔다.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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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이석문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선거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10%p 이상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고, 개표 직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김 후보를 5.2%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결과 김 후보의 약진은 놀라웠다. 신제주(연동, 노형동) 지역 표심, 특히 서귀포시에서 김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이 두드러졌다. 개표 초반에는 2500표 이상 차이를 벌리며 예상을 뒤집었다.

이 후보는 서서히 격차를 좁히면서 13일 오후 10시40분께 김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질렀지만,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100~500표 차이의 초박빙 접전이 자정까지 이어졌으나 좀처럼 김 후보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이른바 '골든 크로스'가 일어난 것은 자정을 넘긴 14일 0시 20분께였다. 

개표율 73%를 넘긴 시점에 이 후보가 김 후보를 앞지르는 대역전극이 펼쳐졌고, 이후 이 후보는 기세를 몰아 격차를 벌려나갔다. 오전 2시쯤 돼서야 각 방송사는 이 후보의 그래픽에 '당선 유력' 시그널을 달았다.

개표 마감까지도 안심할 수 없는 초박빙 접전. 그야말로 살얼음판 승부였다.

▲ 14일 오전 당선이 유력시 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후보가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에게 축하 박수를 받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 후보는 이번 승리로 '절반의 지지도 받지 못한 교육감'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는 33.2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로 인해 보수 성향 후보들의 난립으로 인한 '어부지리' 승리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근소한 차이였지만, 재선 가도를 달리게 된 이 후보는 그간 심혈을 기울여온 고교체제 개편, IB교육과정 도입, 고교 무상교육 실시 등의 추진에 더 큰 동력을 얻게 됐다.

넓게 보면 이 후보의 당선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14곳을 차지하게 됐다. 이에따라 진보 교육감 출신 장관(김상곤)이 이끄는 교육부의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직 제주도교육감인 이 후보는 승리를 만끽할 새도 없이 14일 곧바로 업무에 복귀한다. 우여곡절 끝에 재선에 성공했지만, '아슬아슬한' 성적표를 받아든 이 후보의 앞에는 당장 '교육가족 대통합'이라는 중대 과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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