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이석문 제주교육감 당선자 "시즌 2, 한명 한명이 존중받는 교육풍토 정립" 약속

6.13지방선거 당일,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까지 우위를 가리지 못한 채 '초박빙' 승부를 펼쳤던 제주도교육감 선거.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자는 접전의 순간에서 "도민 한 분 한 분의 뜻이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옳은 시대정신에 신뢰를 보내주셨다"며 도민사회에 공을 돌린 이 교육감은 시즌1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펼쳤다면 재선에 성공한 시즌2에서는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의소리>는 지난 15일 오후 2시 이석문 교육감과 특별대담을 가졌다. 대담은 김봉현 편집부국장과 1시간 가량 이뤄졌다.

▲ 지난 15일 <제주의소리>와 당선 특별대담을 갖고 있는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손에 땀을 쥐게 했던 개표 과정을 이야기 하면서 활짝 웃고 있는 이 교육감. ⓒ제주의소리

당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교육감은 "온 도민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밤으로 만들어서 죄송하다.  그 과정에 단순히 숫자로 나타나지 않은 한 표 한 표에 담긴 도민들의 뜻, 참으로 소중하구나, 이렇게 뜻이 모이는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피력했다.

예상 밖의 고전, 이번 선거에 대한 총평을 묻자 "지난 4년간 여러가지 교육지표들이 선순환 구조로 갔다. 대부분의 지표가 긍정적이었다. 이런 면에 대해서는 능력이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거절할 때의 소통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이 있었다. 교육감에게 올라오는 (민원)사항은 실무적으로 안되니까 올라오는 것들이다. 그 때마다 (민원을) 해결해주지 못할 때가 있다. 이 과정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것들은 과제로 남고 있다"고 냉철한 자기 평가를 내놓았다.

선거 결과 전체 유권자 중에 51%의 득표를 했지만, 상대 후보와의 표 차이가 불과 8200여표 밖에 나지 않은 표심에 대해서도 "지난 4년에 대한 평가로 보고, 양면성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정적인 면을 보는 분들은 (선거 결과가)실패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강한 욕구들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제학력 평가 복구, 고교 연합고사 부활, 이것이 맞물려 갔다"고 진단하고, 반대로 "긍정적인 면이라면 어쨋든 과반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도지사 선거 당선자와의 득표율 차이도 별로 없다. 전국적으로도 과반 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1-수정.jpg
▲ 지난 15일 <제주의소리>와 당선 특별대담을 갖고 있는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제주의소리

이 교육감은 "이석문 시즌1에서는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가장 약한 곳으로 지원했고 행복도, 건강, 만족도 등이 높게 나타났다. 즐겁게 학교 다니면서 진학이든 취업이든 잘됐다"고 자평하며 "이 다음 단계는 무엇이냐 했을때 우리 아이들이 삶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아이들이 일상을 지내는 수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주요 공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고교 입시체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이미 3년전 시행한 것을 궤도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존 방침 고수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 교육감은 "(학부모들이) 우리 자식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간절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공정성의 문제가 있다면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신뢰성이라면 어떻게 신뢰성을 확보할 것인가 고민하겠다. 학부모들이 느끼는 불안심리와 문제점들을 이번 기회에 충분히 알았으니 학부모들을 더 만나고 아이들과 더 만나면서 그 의견을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야심차게 추진중인 IB교육과정의 경우 과도한 재정 문제를 비롯해 새로운 교육과정 수용할 만한 인프라-인력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왜 1%의 국제학교 아이들만 좋은 교육을 받고 99% 제주도 아이들은 그 교육을 받지 못해야 하나. 이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도민들이 쉽게 받아들이도록 설명하겠다"며 도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조선시대 세종 때 과거시험에 '왜 천민은 태어나서 그런 일을 하고, 대를 이어 그런 일을 해야하는가'라는 시험문제가 있었다. 프랑스의 교육과정에도 이런 유사한 문제가 나온다"며 "우리가 푸는 객관식 문제는 지식의 양을 푸는건데, 프랑스 교육과정이나 IB에서 이 점수는 25~30점 밖에 안된다. 나머지 70점에 대한 교육을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거듭 자신했다.

상대 후보였던 김광수 후보가 제시한 공약 중에서 수용할 만한 공약은 반드시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육감은 "구체적으로 아이들의 교칙을 정할 때 기준은 정하되 선택은 아이들에게 하도록 하는, 열린 교칙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논의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인정했다. 또 "통학(버스) 문제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구체적으로 김 후보가 제시했으니 지역 주민들과 더 논의해서 합의점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저는 평교사 출신이다. 담임을 해봤을 때 우리 반 아이들이 별 탈 없이 자기 하고 싶은 것을 잘하면서 졸업하길 바라는 마음은 모든 선생님이 같다"며 "결국 우리 반 아이들인데, '제주도반' 아이들인데, 우리 아이들 보듬고 싶고, 껴안아 주고 싶고, 말 한마디라도 나누고 싶고, 뭔가 더 해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9만명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 이석문이 되겠다. 학부모들도 '담임 선생님 만나러 간다'는 마음으로 저를 만나러 오는 문화와 분위기가 제가 교육감일 때는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교육감은 "개표 방송 당일날 많은 도민들이 잠 못 이루면서 지켜봐주셨다. 지켜보는 과정 과정에 어떤 분들은 조마조마하면서 바라보기도 했고 설레면서 바라보기도 했다"며 "저는 4년간 도민들의 권한을 위임 받았다. 그 과정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개표 과정 지켜보며 모든 도민들과 느꼈다. 앞으로 4년 그 소중함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존중받기를 바란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 그것을 위해 9만 아이들의 담임 선생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자가 15일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부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