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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8일 오전 10시 제주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모 학과 학생들, '갑질논란' 교수 사과 조목조목 반박..."받아들일 수 없다"

이른바 '갑질교수'를 상대로 수업 거부에 나선 제주대학교 모 학과 학생들이 21일 해당 교수의 사과에 대해 "결코 정당화되지 않는 변명"이라며 수용 거부 입장을 분명히했다. 

학생들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A교수의 사과문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갑질교수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A교수가 사과문에서 밝힌)예술계에서의 도제식 교육은 성희롱과 성추행, 폭언과 폭행, 인격모독과 부정수상을 포함하는 교육방식인가. 지방대학의 한계라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묻고는 "지방대학의 한계를 교수님 스스로 한정지어 놓은 채 저희를 노예처럼 부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A교수는 '사소하다고만 여겨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는 것이 권력 남용 및 갑질로 인식됨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도면 그리기, 건축자재 나르기, 정원의 나무 가꾸기 등은 정당한 임금을 지불해야하는 노동"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학생들과의 소통이 부족해 변화하지 못했다는 말 또한 변명으로 들린다.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A교수는 변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화는 고사하고, 해당 학생에게 보복성으로 F학점을 줬다. 성희롱으로 인해 감봉조치가 된 일이 있음에도 계속된 성희롱으로 학생들을 괴롭게 했다"며 A교수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앞서 A교수는 지난 19일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사과 및 입장표명문'을 통해 "아픔을 겪은 모든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A교수는 "저는 1980년대에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며 예술계에서의 도제식 교육을 오랜 기간 동안 받은 사람"이라며 "그로 인해 대학의 교수가 된 이후에도 제가 배워온 방식을 당연시 해왔고, 저 또한 일종의 '스파르타식 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지방대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이며, 그 성과를 기반으로 제자들의 진로를 넓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름의 목표를 이뤄가고 있다고 감히 자부했던 것과 달리, 시대가 변한 작금의 현실에는 제가 선택했던 교육 방식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면서 "결국 저의 불찰과 정제되지 못한 언행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사죄하는 심정으로 저의 입장을 표명한다"고 했다.

A교수는 "목표 지향적, 목표달성적 사고방식에만 집착하다 보니, 정제되지 않은 언어나 행동으로 인해 과정에서의 윤리에 어긋났던 것이라 생각되고, 제자들을 대하는 데에 있어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사소하다고만 여겨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는 것이 권력 남용 및 소위 '갑질'로 인식됨을 빨리 인지하지 못한 점, 학생들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말하고 행동했던 점 등 모든 불찰은 온전히 저의 탓"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저를 둘러싼 모든 의혹은 교내 인권센터 등 일련의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힐 것이며, 이후의 과정에 있어서도 일말의 거짓 없이 성실히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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