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열린 ‘길 위의 사람들:세계 난민 문제의 오늘과 내일’ 세션에서 씨가 발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13회 제주포럼] 
난민 문제, 대한민국 사회 전반 돌아보는 ‘도화선’

국가적 재앙으로 고국을 떠나는 난민 6850만명. 그들은 기약 없는 평화를 염원하며 속앓이 중이다. 과연 고국으로 돌아가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제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첫날인 26일 오후 5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길 위의 사람들:세계 난민 문제의 오늘과 내일’ 특별 세션이 진행됐다. 제주포럼에서 난민 문제가 세션 주제로 직접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주관한 이 세션은 난민 문제의 실상을 알아보는 자리다. 이와 함께 난민에 대한 편견을 짚어보고 난민 문제의 인식을 재고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JTBC 김필규 앵커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씨가 참석해 대담형식으로 세션을 진행했다. 

김 앵커는 “이 주제는 올해 초에 정해진 주제였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벗어난 이슈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불과 1,2주 사이에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됐다. 많이 민감하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모든 것을 다 털어놓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말문을 뗐다.

이에 정씨는 “지난해 집계된 난민 인구는 6850만 명으로 이는 태국 인구와 비슷한 숫자다. 이중 2540만이 국경을 넘은 난민”이라며 “매일 4만4500명이 집을 잃고 있다.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특정 국가나 사회가 책임질 수 없는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민의 숫자가 많은 것은 난민 자체의 문제로 볼 수 없다. 난민이 발생하는 원인을 세계 각국이 해결해야 한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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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열린 ‘길 위의 사람들:세계 난민 문제의 오늘과 내일’ 세션. ⓒ제주의소리

김 앵커는 “말씀하신 수치를 계산하면 매 2초마다 누군가 집을 잃고 있단 걸 의미한다. 난민의 85%는 개발도상국에 머물고 있다”며 “난민의 생활환경은 열악하다. 강제 이주민의 53%가 아동”이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미얀마의 상황을 예시로 들었다.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족 무장세력의 유혈사태로 로힝야족 거주민들은 실향민이 돼 방글라데시와의 접경지역에서 머물고 있다. 국경지역에는 무려 88만 명의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평택 인구와 맞먹는 수치다.

정씨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강제송환을 말하는 국민들이 있다. 그것은 그 분들의 생명을 죽음 으로 모는 그런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멘 난민 문제는) 처음 맞닥뜨린 문제다. 논의 속에서 근거가 빈약한 정보라든지 과장된 정보로 논의의 본질을 벗어난 그런 감정적인 표현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어떤 분들은 저에게 ‘국민의 인권보다 난민의 인권이 중요한가’라고 묻는다.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다. 난민도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인권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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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 ⓒ제주의소리

또한 “(예멘 난민의)문제에 대한 논의를 봤을 때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도 다시 한 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난민을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예멘 난민들을 보면서 ‘우리도 힘들잖아’하는 이야기를 하신 것 같다”며 “정부는 이런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난민)법과 제도는 높은 수준으로 마련돼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난민 심사관, 전문 통역인의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법과 제도의 마련보다는 실행하려는 의지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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