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불교청년회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3일 제주 예멘 난민 문제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모두 예멘 난민을 따뜻한 자비의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500여명의 예멘 난민들이 전쟁과 죽음, 폭력, 굶주림 등 야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자 평화의 섬 제주에 와있지만, 우리 사회는 난민에 대한 혐오스런 표현을 넘어 적대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러한 모습은 상대방의 이념과 사상, 종교까지 존중하고 포용하는 성숙된 문화 시민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민족도 일제시대 폭정을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 일본에서 난민으로 살아가야 했고, 6.25라는 민족적 비극을 겪으며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는 고통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며 "제주를 찾은 예멘 난민들의 모습이 그 당시 우리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가난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범죄자 취급하지 않고 따뜻하게 대해준 고마운 인연을 이제는 우리가 갚아줘야 한다"며 "비단 우리가 어떤 취급을 당해 보상하는 의미보다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생각하고 자애의 마음을 베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 단체는 "혐오와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보살의 자비심으로 예멘 난민의 어려움을 헤아려야 한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행(行)을 강조하며 마음을 내고 실천함을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뭇 생명체가 평화스럽게 살아가야 되는 것이 지구이며, 그 중에서도 죽음의 공포와 굶주림으로부터 벅어나게 도와주고 보살펴주는 것이야말로 이 땅에 사는 인간 생명체의 기본적인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민을 처음 겪어 혼란스러운 국민들에게 국가의 이기적 접근이 아니라 보편적 인류애의 관점에서 정책적 접근을 해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난민에 대한 좋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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