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타의 소리를 기다립니다"

제주의 소리 독자 여러분,안녕하십니까?

제주의 소리에 '도체비 뉴스'를 연재하고 있는 송현우 '화백'입니다.
먼저 화백이라는 ‘극존칭’의 용어에 대해 자화자찬(自畵自讚) 내지 모수자천(毛遂自薦)이라 행여 오해 마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화백은 '시사만화가'출신들에게 갖다 붙이는 일반적인'보통명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각설하옵고, 오늘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사(?)를 쓰겠습니다. 독자 제위의 혜량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제주의 소리를 '즐겨찾기'에 추가해서 제주의 소리를 즐겨 찾으시는 독자 분이라면 '오타의 소리'라는 네티즌을 기억하실 겁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이자면, 언제인가부터 제주의 소리 기사마다 '교정'이란 제목을 달고 꾸준히 '오타의 소리'를 남겨온 인물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로 설왕설래(說往說來) 말(言)이 많았다는 걸 잘 압니다.

실제로 필자인 저 역시 술자리에서 제주의 소리가 ‘술안주’ 될 때마다 어김없이 ‘오타의 소리’도 함께 회자되는 걸 목도하고 들었습니다.

제주의 소리 기사마다 마치 시비를 걸듯 꼼꼼히 따져드는 오타의 소리 정체에 대해 혹자는 '대학교 문법학자'라고, 혹자는 '정년퇴직한 국어 선생님'출신이라고 확신에 가까운 말씀들을 하시더군요. '전직 기자'라는 분도 계셨고, 심지어 혹자는 '양OOO 기자와 원한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는 분도 계시더군요.오타의 소리가 양OOO 기자의 기사를 주 타킷으로 삼은데서 얻은 힌트(?)라는 겁니다. 그러나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모두 틀렸습니다.

술자리에 있던 필자는 그의 존재가 ‘술안주’될 때마다 그의 정체를 밝히고 싶은 굴뚝같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았습니다.

▲ 필자가 찍은 오타의 소리.

저는 그 누구보다도 '오타의 소리'란 인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아, 가끔은 저 역시 그를 알다가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만.)

그는 국어선생님 출신도 아니고 언감생심 문법학자는 더더욱이 아닙니다.

독자제위께서 잘 아시듯이 과거 '물 반 오타 반'인 제주의 소리에서 오타를 찾는 일이란 굳이 문법학자나 국어선생님이 아니어도 능히 가능했던 일입니다.(속보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주의 소리 기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압니다만)

오타의 소리가 꾸준히 했던 ‘교정을 보는 일’은 그리 '재밌는' 일은 아닙니다.
틀린 글자나 문장을 찾아내기 위해 읽는 기사와 단순히 독자의 입장에 읽는 기사의 차이는 크게 다릅니다. 교정을 보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눈 뚫어지게'기사를 읽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의 소리가 재미없고 피곤하기까지 한 '교정'일을 꾸준히 해온 데에는 나름대로 제주의 소리를 향한 애정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이즈음 오타의 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애정이 사라진 걸까요?

결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는 나름대로 이즈음 '딜레마(dilemma)' 에 빠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독자들에게 솔직히 밝히고 이제 '오타의 소리'에서 은퇴(?)를 하려고 합니다.

일전에 제주의 소리 양모기자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는 명분으로 그에게 인터뷰를 제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오타의 소리는 '내 정체를 까발리는 날엔 당신은 죽음(?)이다'며 극구 거절을 해왔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정체를 스스로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는 제주의 소리 모든 기사의 댓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혔었습니다. 물론 '한밤의 소동'으로 끝났습니다. 제주의 소리 측에서 '정식 인터뷰를 통해 밝히자'고 설득을 하며 그가 남긴 모든 댓글을 ‘일방적으로’ 삭제를 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정체를 극구 숨기려 했던 그가 이제와서 왜 자신의 정체를 새삼스럽게 밝히려는 걸까요? 위에서 제가 '딜레마'라고 표현했지만 오타의 소리의 입장에서 딜레마를 이루는 대략 2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오타의 소리'는 이제 알음알음 알려져서 더 이상 익명이 주는 가치(?)를 상실해버렸습니다. 쉽게 말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둘째의 이유가 더 중요합니다. 오타의 소리는 이제 더 이상 제주의 소리의 '객체'가 아니라 글과 사진을 기고하는 한 필객(筆客)으로서 어느 정도는 제주의 소리의 '주체'가 돼 버렸습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제주의 소리 지면(?)에서'오타의 소리'라는 익명의 존재와 실존 이름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존재가 동시에 존재하게 됐습니다.

오타의 소리는 이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는 곧 독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됩니다.

하여 정체를 밝히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것입니다. 그 방법도 제주의 소리를 통한 '인터뷰'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자수' 혹은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이쯤에서 오타의 소리,그의 정체를 밝혀야겠군요.

▲ 시사만화가 김경수 화백이 그린 필자의 모습
그는 다름 아닌 제주의 소리에 '송현우 화백의 도체비 뉴스'라는 고정 연재물을 올리고 있는 송현우, 그러니까 지금 독자제위께서 지금 읽고 계신 이 기사를 쓰고 있는 저였습니다.

거듭 각설하옵고, 이제 오타의 소리는 제주의 소리에서 사라지겠습니다.

한때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위해 제가 쓴 글까지 ‘오타의 소리’를 남기는 코미디 같은 일도 있었습니다만, 이제 ‘이율배반적인’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알만한 사람은’다 아는 짓거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 말 덧붙입니다.

'오자의 소리'라는 필명을 통해 저보다 훨씬 강한 '내공'을 보여주신 '오자의 소리' 님을 비롯한 여러 독자님들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제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며 글을 접겠습니다.

앞으로 저는 ‘익명의 섬’에서 벗어나 독자님들 모두가 흥미롭게, 혹은 재미있게 나아가 감동있게 읽을 수 있는 '도체비 뉴스'를 만들기 위해  늘 노력하겠습니다.

변함없는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필자가 그린 필자의 모습

▲ 수채화가 김원구 화백이 그린 필자의 모습

▲ 필자가 그린 필자의 모습

▲ 그 외 지인들이 그린 필자의 모습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