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플랫폼조성은 이아(옛 제주대병원) 만들 때도 주장했던 내용

재밋섬 건물 매입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들은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주민협의가 없고 주민을 위한 이용공간에 대한 의견을 제안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특히 아트플렛폼조성은 ‘이아’를 만들 때도 내놓았던 명분이라서 이건 아니라는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는 것 같다. 그래서 제주국제교류협회와 서귀포예술섬대학의 두 단체가 연대해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제주도의회도 7월 11대 의회가 출범한 후에 논의해야 한다며 절차상의 이유를 들어 재밋섬 건물의 매입을 연기할 것을 제주도에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민의 반대이유와 제주도의회의 요구에도 아랑 곳 않고 바로 매매 계약을 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대단한 배짱이고 안하무인식 행정이다. 주민의 요구도, 제주도의회의 요구도 깡그리 무시하면서까지 재밋섬 건물 매입하는 속사정이 무엇일까란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주민협의 없이 ‘제밋섬’ 매입을 강행하는 이유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임원에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을 비롯해 양 행정시 부시장이 참여하고, 문화정책과장은 감사이다보니 보니 누가 감히 뭐라 할 수 없는 끗발 있는 단체라서 그런가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린다.

주민이 없는 행정당국이 존재의 의미가 있을까를 묻고 싶다. 가뜩이나 원도심의 상권은 무너져가고 있고, 주민들의 즐길 수 있는 생활공간은 전시실로 만들어진 갤러리 뿐이다.

더욱이 새로 조성된 탐라문화광장에서는 불법 성매매와 노숙자, 주취자들로 인해 관광객과 도민들의 접근이 어려워지는 일들이 발생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주민과의 협의도 없이 제주의 역사, 문화가 녹아들지도 않은 재밋섬(옛 아카데미극장) 건물을 매입한다는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또 어떠한 시설을 혈세로 매입할 때 주민의 협의 없이 집행해도 되는 규정이 있는가를 묻는다.

제주도정, 소통의 첫 시험대 될 듯

원도심에 이아의 회의실과 갤러리, 산지천 갤러리 등은 주민의 이용보다는 대부분 세미나 형태의 회의와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에 거의 국한돼 있다.

시설의 활용도 측면을 도민에게 초점을 맞춘 시설로의 탈바꿈을 통한 이용증대 방안의 세심한 검토가 요구된다.

이런 상황에 재밋섬 건물 이용계획을 대부분의 주민에게 설명도 없는 상황에 매입을 서두르는 모양새가 불순한 의구심이 생기는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재밋섬 건물은 보호 보존해야할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건물도 아닌데 왜 서두르면서 매입해야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제주의 역사, 문화의 가치로 따진다면야 ‘현대극장’이 재밋섬 건물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제주의 훌륭한 자원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

현대극장은 제주의 극장 문화의 시조로 일제치하의 애달픔, 4.3사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서북청년단조직의 탄생 등 가슴 아픈 사연과 제주의 한이 가득히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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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인택.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재밋섬 건물의 매입의 정책적 결정이 법적인 하자가 없을지라도 이 매입 예산이 혈세로 모아진 것이므로 지금에라도 지역주민과의 협의는 반드시 해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4년간의 불통을 반성하며 오직 도민과 함께 하겠다고 도민들에게 공언한 원희룡 지사의 소통의 진실 여부는 이 재밋섬 건물의 향후 처리에 따라 그 진정성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사무처장 양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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