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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多] (19) 도지정 11곳 중 곽지-함덕은 사유지...영업 허가구역 내 시설사용료 지불해야
도지정해수욕장은 곽지와 금능, 김녕, 삼양, 이호테우, 함덕, 협재, 신양섭지, 중문색달, 표선, 화순 등 모두 11곳입니다. 이중 곽지와 함덕은 백사장 주인이 따로 있습니다.
곽지의 경우 포구에서 해수욕장 서쪽 끝까지 이어지는 720m 길이 백사장 전체가 애초부터 마을주민들 소유였습니다. 지목상 임야인 백사장 면적만 6만2650㎡에 달하죠.
이곳은 마을 유지의 공동 명의로 관리되다 1973년 10월7일 곽지리마을회로 지분이 모두 넘어왔습니다. 올해 5월에는 제주도가 572㎡를 분할해 공공용지로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해수욕장 구역만 23만4000㎡에 이르는 함덕해수욕장도 대부분 사유지입니다. 드넓은 백사장 한가운데 커피숍이 위치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함덕 백사장은 조선시대 고기잡이 터였습니다. 팔선진이 꾸려지면서 1950년까지 멸치잡이가 한창이었죠. 1960년대 멸치잡이가 힘들어지자 관광용 백사장으로 탈바꿈합니다.
이 과정에서 팔선진조합이 백사장 일대를 함덕리에 기부채납합니다. 팔선진은 고기잡이에 나선 어업인들이 만든 단체로 4.3이 발생하기 전까지 함덕을 부촌으로 만드는데 기여했죠.
사유지다보니 해수욕장 개장기간 백사장 사용에도 다소 차이가 발생합니다. 협재해수욕장 등 공유지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사유지를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일반 해수욕장은 영업허가구역 밖에서 파라솔을 대여하는 등 영업행위가 불가능하지만 사유지는 해수욕장 구역 안에서 자유롭게 사용료를 받으며 영업 할 수 있습니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제주도는 해수욕장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제19조에 근거해 필요한 경우 지역공동체에 관리와 운영을 위탁할 수 있죠.
제주도는 이에 따라 도지정 11개 해수욕장을 모두 위탁 관리하고 있습니다. 곽지와 함덕의 경우 사유지이지만 제주도가 해수욕장으로 지정 고시해 역시 위탁 관리 대상이 됩니다.
그럼 공유지와 사유지 해수욕장의 시설 사용료에도 차이가 있을까요. 금액은 대동소이하지만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서 다소 복잡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서는 탈의장과 샤워장 사용료(성인 1000원)만 명시돼 있습니다. 파라솔 등의 사용료는 권고만 할뿐 정해진 금액은 없습니다.
이를 근거로 위탁운영을 맡은 마을회나 청년회가 자유롭게 파라솔 사용료를 받는 거죠. 금액은 파라솔 1만원, 파라솔과 테이블 세트 2만원 등으로 대부분 비슷합니다.
다만 영업은 허가 받은 상업구역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구역에서는 사용료 없이 자유롭게 개인 돗자리를 깔거나 그늘막을 칠 수 있습니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에 따라 마을회나 청년회가 영업허가 구역 밖에서 해수욕장 이용객 소유 피서용품 이용을 방해할 경우 오히려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곽지와 함덕의 경우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지 않아 사용료 징수 구역 제한에서 자유롭습니다. 이곳에서는 마을에서 개인용 그늘막을 설치를 막아도 제지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곽지와 함덕의 경우 사유지이면서도 제주특별법으로 이양된 관광진흥법상 관광지에 해당한다는 점입니다.
함덕해수욕장은 1981년 10월7일 38만1000㎡ 일대가 관광지로 지정돼 1983년 개발사업계획 승인이 이뤄졌습니다. 이후 2004년 4월과 2013년 6월에 변경승인이 있었습니다.
곽지해수욕장도 1997년 관광지구로 지정됩니다. 1999년에는 해수욕장 일대 29만7863㎡ 부지에 대한 조성계획까지 수립되고 2004년 7월19일 시행승인까지 났습니다.
2011년까지 405억원을 투입해 콘도와 마린스포츠센터 등을 짓는 내용이 담겼죠. 이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2017년 4월10일에는 관광지 면적이 23만5020㎡로 줄었죠.
문제는 사유지인 백사장이 대규모 개발사업에 이용될 경우 경관 사유화는 물론 일반인들의 출입에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해수욕장은 제주의 여름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이자 도민들의 휴식처입니다. 우리 후손들도 아름다운 제주의 바다를 즐길 수 있도록 함께 관리하고 지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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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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