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대책위 "자리이타 정신으로 난민 손 잡아야"…시내 모처 숙소마련 구화 활동 전개 

제주 예멘 난민에 대한 종교·시민단체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제주불교계가 '예멘 난민돕기 제주불교대책위원회'를 꾸려 주목된다. 

18일 제주불교대책위(위원장 허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23교구장·관음사 주지)는 최근 예멘 내전을 피해 제주에 들어온 500여명의 예멘 난민 신청인들에 대한 자비심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호소문에서 “우리의 슬픈 역사를 되돌아 봐야 한다. 옛부터 우리 민족은 주변국가로부터 많은 침략을 받아왔다”며 “(우리 민족도)살기 위해 시베리아, 중국, 만주 등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조국을 떠나 추위와 배고픔, 고난과 무시의 설움 속에 살아왔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주는 일제강점기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 4.3이라는 재앙의 소용돌이 속에 많은 도민이 생명의 위협과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해야 했던 슬픈 역사는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우리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재일교포들이 현지인들로부터 배척과 외면당하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쟁과 죽음, 폭력, 굶주림 등 야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자 우리를 찾아온 난민을 문전박대 하는 이기적인 자세는 우리의 모습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다른 사람이 아프면 자신이 아프고 다른 사람이 배고프면 자신이 배고픈 자리이타의 불교 정신과 보살의 자비심으로 난민들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며 “제주도민과 불자님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제주불교대책위는 최근 제주시내 모처에 예멘인들 중 일부가 머물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해 형편이 어려운 이들의 생활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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