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제주 아카데미] 정재승 교수 "지금 대도시 지속가능하지 않아"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스마트도시가 단순히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첨단과학기술의 전시장이 아닌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공간"이라고 지향점을 밝혔다.

26일 롯데시티호텔 제주에서 열린 제5회 4차 산업혁명 제주아카데미에서 '제4차 산업혁명, 스마트시티에서 실험하다'는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 그는 스마트시티를 "최신기술로 점철된 곳이 아니라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테크놀로지가 보이지 않는 도시"라고 정의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사업과 관련 세종시 총괄책임(Master Planner)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그는 이날 구체적 예시를 통해 스마트시티의 모습을 묘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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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열린 제5회 4차 산업혁명 제주아카데미에서 강연에 나선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 제주의소리

"112 긴급신고시 지금 속한 행정구역의 지구대로 연락이 가는게 아니라 실시간 교통량과 실제 거리, 가용인력 등을 고려해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지구대와 연결하게 된다"(안전)

"현재의 네비게이션이 제공하지 않는 보행자 정보, 즉 '앞에 어르신이 지나가니 천천히 가라' 또는 도로결빙 등 실시간 노면상황, 차선별 정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교통)

그러면서도 그는 거듭 스마트도시가 어마어마한 속도나 마천루가 펼쳐지는 곳이 아니라 근사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삶의 질의 높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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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열린 제5회 4차 산업혁명 제주아카데미에서 강연에 나선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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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열린 제5회 4차 산업혁명 제주아카데미에서 강연에 나선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 제주의소리

그는 "기존 도시계획은 관리를 쉽게 하기 위해 직장과 상업지역을 주거지역과 멀리 떨어뜨려놓았고 출퇴근 방향이 비슷하니 교통난이 아침저녁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열섬현상과 슬럼화, 환경문제, 양극화 등으로 지금의 대도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미 대도시의 삶의 질이 너무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시티는 직장과 주거지의 거리를 가깝게 하고, 걸어다닐 맛이 나도록 하고, 모든 사람들이 차를 갖는 대신 서로 공유하게 된다"며 "스마트시티의 핵심은 '그 도시에 살면 우리가 어떻게 건강을 보장받고,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떻게 행복을 높일 수 있는가'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제주 아카데미는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제주의 미래발전을 이끌어갈 도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사장 오경수)와 (사)제주스타트업협회(회장 윤형준)가 주최한다.

올해 말까지 각 분야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리더와 명사를 초청해 제주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제주도내 공기업과 출자·출연 기관 등 총 15곳이 협력해 도민을 위해 준비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임춘성 연세대 교수(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지현 SK플래닛 상무가 연단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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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열린 제5회 4차 산업혁명 제주아카데미에서 강연에 나선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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