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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해역서 발견된 시신, 외력에 의한 상처 없어...사인 규명 위해 부검 실시

지난달 25일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일주일 만에 제주섬 반대편인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에서 외력에 의한 상처가 확인되지 않는 점 등으로 미뤄 범죄 관련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일 오전 10시 50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서쪽 약 1.5km 해상에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해상에 떠 있던 시신은 모슬포와 가파도를 오가는 여객선에서 발견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귀포해경 연안구조정은 시신을 수습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겼다.

수습된 시신은 부패가 심해 육안으로는 신원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다. 단, 시신은 실종된 여성이 차고 있던 것과 같은 의류, 유사한 목걸이·귀걸이 등 장신구를 착용했고, 문신 등 신체적 특징 역시 최씨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은 유족들 역시 시신을 확인했다. 경찰은 부패가 진행중인 상태여서 손가락 지문을 확보할 수 없어 유전자 채취를 통해 신원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부검도 실시된다. 부검이 이뤄지면 폐나 기도 쪽에 플랑크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되고, 최씨가 익사한 것인지, 숨진 후 바다에 버려진 것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최씨가 실족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씨가 실종 직전 남긴 휴대폰이 공중화장실 서쪽의 추락방지턱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는 점, 방지턱과 바다 간 거리가 채 1m도 되지 않는다는 점, 최씨가 홀로 술을 마셨던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으로 미뤄 최씨가 발을 헛디뎠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강력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경찰은 발견 당시 최씨의 시신에서 외력에 의한 상처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인은 부검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현재까지 최씨의 시신은 수생동물에 의한 훼손 외의 손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실종 이후 7일간 진행한 수사에서도 특별한 용의 선상에 있는 인물을 찾을 수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경찰은 주변인에 대한 기초 수사를 실시하고, 인근 CCTV,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보하는 등 수사 범위를 넓혔지만, 별다른 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부검 결과와는 별개로 타살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지만, 실종 사건의 특성 상 1%의 가능성도 놓을 수 없다. 추가적인 의문점을 가질 수 있는지 다시 확인하고,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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