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로 밀어낸 듯...하늘에서 본 제주 비자림로 '황량'
면도기로 밀어낸 듯...하늘에서 본 제주 비자림로 '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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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확장 공사로 아름드리 삼나무 '싹둑싹둑'...전국적 이슈로 번지자 공사 일시중단

초록빛을 머금은 채 잘려나간 삼나무 이파리들은 숲 한 구석에 볼썽사납게 널브러져 있었다. 갓 베어진 나무 밑둥에 칠해진 파란 페인트, 일정한 간격에 맞춰 꽂힌 붉은 깃발은 푸른 숲과 부조화를 이뤘다. 

지난 2002년 '천혜의 자연경관이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의 낯 선 풍경이다.
▲ 도로확장 공사로 삼나무가 베여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9일 오전 찾은 제주시 구좌읍 대천교차로 옆 지방도 1112도로. '비자림로'로 더 잘 알려진 이 곳은 왕복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넓히는 공사로 인해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곳은 곧게 뻗은 삼나무가 길 양 옆으로 병풍처럼 늘어서 관광객은 물론 제주도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도로다. 동부지역 주요 관광지를 찾아가다 한 번쯤은 경유하기 마련이어서 이용자들에게 뜻밖의 힐링 선물을 안겨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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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에서 내려다 본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김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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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삼나무가 잘려나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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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삼나무가 잘려나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그러나 지난주 시작된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아름드리 삼나무가 하나둘 잘려나갔다.  

하루 100그루씩, 300그루의 삼나무가 사라지는데는 3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미 현장 곳곳에는 일정한 길이로 잘린 나무 기둥들이 켜켜이 쌓여있었다. 흙더미 속에 생기를 잃고 엉켜있는 뿌리는 어수선함을 더했다.

계획대로라면 총 2000여 그루의 삼나무가 잘려나가게 됐다. 총 2.94km의 도로를 넓히는 이 사업은 현재까지 약 350m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됐다.

공중에서 내려다본 이 구간의 모습은 더욱 처참했다. 면도기로 밀어낸 듯 푸른 숲 한켠을 밀어젖힌 모습은 흉측하기 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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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삼나무가 잘려나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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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삼나무가 잘려나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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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에서 내려다 본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김제남 기자
경관 훼손 논란이 제주를 넘어 전국적인 이슈로 번지자 공사는 급히 중단됐다. 굴삭기 엔진이 멈춰선 것은 사흘째다. 현재는 이미 잘린 삼나무를 정리하는 작업만 진행되고 있다.

관계 당국은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이날 현장에는 제주도청 고위 간부가 찾아와 그간의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그는 취재진이 다가가자 "내 사진은 찍지 말라"며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한 쪽은 (공사를)중단하라 하고, 한 쪽은 계속하라 하니 고충이 크다"며 "양쪽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고민을 해서 앞으로 공사를 어떻게 진행할 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두 시간 남짓 삼나무숲 현장에 머물러 있는 동안 느낀 온도차는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인근을 지나다가 차량을 멈춰세운 관광객 정상영(38)씨는 "삼나무 숲길을 쭉 타고 오면서 감탄하고 있다가 갑자기 휑해져 놀랐다. 이 곳이 뉴스에 나왔던 그 곳인가 싶더라"며 "꼭 숲을 훼손하면서까지 도로를 확장할 필요가 있나 싶다. 이미 잘린 나무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남아있는 숲을 보존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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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에서 내려다 본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김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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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삼나무가 잘려나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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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드리 삼나무가 잘려나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제주의소리
실제 제주도내 환경단체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자림로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비자림로를 지켜달라'는 취지로 10개의 청원이 올라왔고, 이중 대표적인 글은 하루만에 청원인원이 1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반면, 이 구간의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로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인근 지역구의 한 도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요구로 지난 7년간 준비해 온 숙원사업이다. 환경영향평가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 것인데 왜 이제 와서 (뒤늦게)문제를 제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사업이 중단될 경우 집단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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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행정 철밥통 2018-08-15 13:54:29
시끄럽고 필요하다고 해서, 편리하다고 해서, 단순생각과 예산으로 밀어붙이는 행정력은 행정고시9급 어느놈 데려다 놓아도 한다,,, 한마디로 국가.지방 예산을 남의 돈 물쓰듯 하는짓은 탐관오리라고 옛성현들도 말씀하셨다,,,
1.***.***.32

알지도못하면서 2018-08-15 09:09:51
구경한다고 차를 세우는곳은 사려니숲길입니다.
엉뚱한 얘기하지마시구요
비자림로에서 차세우고 구경하시는분 거의 없어요
도로공사가 필요한이유는 구좌, 성산분들이 제주시를 갈때 꼭 지나야되는길입니다.
그길말고 다른쪽으로 변경하면 오름훼손이 되어서 가장 자연을 덜훼손하는데로 고른거구요
그리고 삼나무 알지도 못하시는분들..,
좀 알아보고 얘기하세요
저희집 근처도 삼나무가 있는데 꽃가루때문에 빨래도 밖에 못널고 창문도 못열어놔요
실수로 창문을 열어놓은날은 온집안이 꽃가루로 난리가 납니다.
저랑 아이는 꽃가루알레르기로 두달정도는 기침으로 고생하구요
아이는 아토피증상도 나타나서 고생합니다.
감귤밭에 바람때문에 심었다가 지금은 다들 잘라내고 있구요
관광객들을 위해서 지역주민들이 피해...
223.***.***.192

윈윈합시다 2018-08-14 09:24:57
만약 저 나무가 삼나무가 아니라 소나무이거나 편백나무이거나 그외 우리가 아끼는 나무들이었다면 나도 환경보호론자가 되어 도로확장을 반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 삼나무는 인공조림수인데다 목재로 쓸만큼 자랐고, 아토피 원인제공자이기도 하며, 또한 도로확장 후엔 더 멋진 도로가 될 것이란 확신이 든다. 왜냐? 역설적으로 공중촬영사진이 그걸 말해주기 때문이다. 상상해보시라. 삼나무 수백그루를 베어냈음에도 삼나무숲은 여전히 건재하지 않은가!
삼나무 수천만 그루 중에 수백그루를 베어내서 어린이들 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주민숙원사업도 해결해주고, 관광객들 렌터카 안전도 보장해주고, 아름다운 숲길도 계속 유지한다면 모두에게 유익한 것 아닌가?
222.***.***.189

나도 도민 2018-08-14 00:31:07
비자림로 언제부터 전국에 유명해졌다고 그러시나! 겨울에 경빙되어 렌트카들 길 바깥으로 자빠지는 곳이 이곳인데 차가 안막힌다고 밤에만 다니는구나! 언제부터 숙대낭을 사랑했다고 그러면 소나무처럼 보호수로 지정하던가 나무는 왜 심나!
심고 구경할려고 집 짓는데에 나무가 안들어가나! 어느정도 크면 잘라서 써야지 참 웃기는 쑈 하고 있네!
반대를 해도 뭘 알고나 하든가! 요즘 환경단체와 이주하신 젊은 자연인들 참 문제 많습니다.. 자연이 좋으면 산으로 들어가세요.
61.***.***.132

조언 2018-08-13 08:06:08
행정 관계자분들은 인터넷에 <청주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이라고 검색해보세요. 현 상황에서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디어는 아니고요.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가면 <제주자치도에 바란다>라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그 곳에 어느 분께서 올린 게시글을 읽고 무릎을 쳤습니다. 아래 링크 첨부합니다.

http://www.jeju.go.kr/join/request/hope.htm?page=2&act=view&seq=1112678

그리고 제발 어떤 정책을 집행해나갈 때는 각계각층의 도민들과 소통하는 모습 보여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중국자본 논란, 난민 논란에 이어 여론에 대응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피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실망이 큽니다.
22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