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의소리 독자 김우석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6월 비자림로 확.포장사업 공사를 본격 추진, 오는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는 구좌읍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대천교차로부터 금백조로 입구까지 총 2.9㎞ 구간을 2차선에서 4차로로 확장하고 총 20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달 2일부터 해당 구간의 삼나무 벌채를 시작하여 공사를 시작하기에 이르자 이에 반대하는 여론이 전국적으로 생성되어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이에 도는 공사를 잠정 중단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구좌읍 송당리는 제주 오름이 밀집되어 있는 마을로서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리 방면 도로는 양 옆 삼나무숲길이 아름다운 도로로, 오름나그네(전 3권)의 저자인 故 김종철 선생은 "이 부근에 들어설 때면 언제나 야릇한 설렘이 한구석에 흐른다. 

그것은 버스에서 내려 들판으로 걸음을 옮기면서부터 가벼운 긴장감과 함께 일어 온다. 오름 왕국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드넓은 벌판에 오름 또 오름, 기생화산의 군집지대이다.”라며 극찬했던 곳이기도 하다. 

오름을 좋아하는 필자는 항상 이곳을 지날때마다 고인의 글귀가 떠오름은 물론 홀로 이 길을 “오름사이로”라고 명명하여 영원히 원형이 보존되길 기원했었다.

교통량증가에 따른 도로확.포장 공사를 시행하기 전 제주 자연의 원형보존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 전에는 절물휴양림 삼거리 인근 비자림로 확, 포장공사가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백지화된 경우가 있었다. 

어느 도내 정치인은 세계 7대 자연유산 등재 후 비자림로의 도로명을 추진위원장이었던 정운찬로의 개정을 제안하기도 하여 아연실색케 한 일도 있었다. 사려니숲 초입 일명 북받친밭은 4.3당시 무장대의 은거지 였던 소위 이덕구산전이 있던 곳이기도 한 제주 역사의 아픈 단면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참에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마을 진입로의 명칭을 “오름사이로”로 정정하여 아름다운 숲길로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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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김우석 씨.
오름 왕국의 초입 아름다운 숲길이 아스팔트로 뒤덮이는 모습은 너무 가슴아픈 일이다.

혹자는 위성에서 보면 제주는 차량과 도로만 보인다고 하는데 무분별한 도로 확장공사에 앞서 제주의 자연을 보존할 길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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