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홍의 세상 사는 이야기] (58) 젊은이들의 인생관, 이대로 좋은가?

이제 아무도 청소년들에게 ‘Boys, be ambitious!(소년들이여, 대망을 품어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꿈을 잃어버린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60대 이후의 어른들이 어렸을 땐 장래 희망이 곧 죽어도 대통령 아니면 장군이었다. 그런데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 절반 이상이 망명·피살·투옥·자살했다. 지상 최고의 권력도 별거 아니란 걸 삼척동자도 다 알게 된 것이다. 영광은 오욕으로, 환호는 비난으로, 명예는  치욕으로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걸 보고 듣고 체험한 마당에 무슨 얼어 죽을 놈의 대통령인가!

요즘 20~30대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한다. 달리 말하면 이게 젊은이들의 가치관이요, 인생관이다. 그럼 왜 젊은이들의 인생관이 과거와 달리 변했을까?

첫째, 신분이동(상승)의 사다리가 없어졌다. 부의 세습이 공고해져서 금수저는 평생 금수저, 흙수저는 계속 궁상떨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개천에서 용났다’, ‘부자 3대 못간다’는 옛말이 됐다. 

둘째, 과속사회·피로사회가 낳은 부산물이다. 산업화·민주화를 정신없이(?) 일궈낸 아버지 세대나 선배 세대의 삶은 한 마디로 ‘앞만 보고 달려온 저녁이 없는’ 인생이었다. 앞 세대의 불행한 삶은 이들에게 반면교사의 역할을 했다. 그래서 ‘난 결코 당신들처럼 살지 않겠소’가 이들의 노골적 항변이다.

셋째, 외래 사조의 영향이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인생을 쓸데없이 낭비하지 말고 현재를 알차게 즐기면서 살라는 말이다. 젊은이들에게 이는 구원의 복음과 같은 것이다.

넷째, 유명인들의 몰락이다. 이 땅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 권력·재물·명예를 가진 자들의 비참한 최후를 목격했고 익히 알고 있는 젊은이들이 지향해야 할 좌표는 어디인가?

그러니까 결론은 이거다. 소확행과 워라밸은 소시민의 소소한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오르지 못할 나무는 애시 당초 쳐다보지도 말고 현실에 순응하여 안주하려는 젊은이들의 인생관이다. 

이 인생관은 유명해지거나 튀려고 애쓰지 말고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평범하게 사는 게 ‘행복의 비결이자 요체’라고 가르친다. 말하자면 굵고 짧게가 아닌 가늘고 길게 살고, 아등바등 살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앞 세대는 산업전사나 민주투사를 불문코 모두 꼰대들이다. 그러니까 젊인들이 기성세대와 다른 가치관을 가졌다고 불평하는 건 상당히 시대착오적인 꼰대들의 소망사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젊은이들의 가치관이 소확행과 워라밸에 머물고 소시민의 자족적 삶에 탐닉하는 무기력한 사회요, 정체된 사회라고 판단되어 우려를 금치 못한다.

어떤 인생관을 갖느냐 하는 것은 옮고 그름이나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다. 젊은이들은 원대한 이상을 가지고 도전과 모험을 통해 시련과 역경을 극복할 수도 있고, 그냥 현실에 안주할 수도 있다. 그런데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함으로써 역경을 개척한 사람들이다. 또한 모든 위대한 것들은 관습과 고정관념과의 싸움의 결과로 얻어진다.

기적은 공짜가 아니고 인생에서 투쟁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미물(곤충)인 장수풍뎅이까지도 암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컷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고 섭리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처럼 아무도 이 법칙을 거스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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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은 공짜가 아니고 인생에서 투쟁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출처=오마이뉴스.

그래서 나는 말한다. ‘현재를 즐기되, 미래를 위해 부단히 치열하게 노력하라!’

도전과 모험, 열정과 패기, 분노와 투쟁의 ‘청년정신’을 회복하고 부활해야 한다. 이 역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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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일홍 극작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인 청년정신이 우리 사회에 청신한 기풍을 불어넣고 국가 발전의 추동력이 될 것이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끝까지 도전해보라!! 넘어진 자가 일어서는 법을 익히게 된다. 그러무로 신은 우리를 수시로 넘어뜨린다.

수레바퀴에 찍혀도 죽지 않는 질경이처럼, 혹독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바랭이풀처럼 끈질긴 생명력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 한다. 그리하여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장일홍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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