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외국인 투자병원(영리병원)으로 추진되는 녹지국제병원의 운명을 가를 제주도민 3000명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는 가운데, 제주 시민사회가 여론조사 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의료 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비공개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녹지병원 여론조사는 숙의민주주의 조례에 따라 진행된다. 여론조사 결과 비공개 방침은 명시적으로 언급된 적이 없다. 공론화위원회 회의에서도 논의된 적 없다. ‘누가 여론조사 결과를 비공개 하는가’라는 의혹이 불거진다”고 주장했다. 

도민운동본부는 “녹지병원에 대한 도민 찬반 여론조사 결과 자체가 중요한 판단 정보다. 제주사회는 13년간 영리병원 관련 논의와 숙의과정을 진행해왔다. 제주도민도 도민 여론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편승(밴드왜건)효과를 우려한다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대통령 선거 때 대선후보 여론조사도 공표해서는 안되고, 모든 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해서는 안된다는 논리인가. 알권리를 박탈해 깜깜이 선거를 조정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민운동본부는 "녹지병원 공론조사 투명성 담보를 위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구성 비율부터 비공개로 진행되면 도민참여단 구성과 진행이 투명하게 진행되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검증도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결과 공개를 거듭 요구한다. 우리는 공론화위원회가 진행한 도민 3000명 여론조사 결과가 적정한지 검증하기 위해 8월16일부터 자체적으로 도민 1000명 여론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28일 공개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제대로 된 숙의 민주주의 경험을 안착시키기 위해 여론조사 비공개 결정 철회 등을 통해 민주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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