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가 2005년 3월부터 집중 조명한 '한국판 쉰들러' 故문형순(1897~1966.경감) 전 모슬포경찰서장이 2018년 올해의 경찰 영웅에 선정됐다.
경찰청은 최근 경찰영웅 선정위원회를 열어 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추천한 인사에 대해 심사를 벌여 문 서장을 선정하고 추모 흉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문 서장은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났다. 1919년 3.1운동 후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단체인 국민부(國民府)에 가입했다. 국민부는 남만주 지역 일대 한인을 바탕으로 준 자치를 실시한 곳이다.
그곳에서 문 서장은 국민부 중앙호위대장을 맡아 조선혁명군의 지원을 통해 무장투쟁 독립운동을 펼쳤다. 1929년에는 조선혁명당 중앙당부 중앙위원 23명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1949년 1월 모슬경찰서장 당시 군경이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책을 검거해 관련자 100여명의 명단을 압수, 다수가 처형될 위기에 처하자 이들의 자수를 권유하기도 했다.
1949년 11월 성산포경찰서장이 된 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예비검속 주민들에 대한 군 당국의 학살 명령을 거부했다.
6.25 당시 ‘적에게 동조할 가능성이 있는 자’를 검거하라는 이른바 예비검속이 시작됐지만 그는 총살 명령에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이라고 맞서 대량학살을 막았다.
문 서장은 경남도경 함안경찰서장을 지내고 1953년 9월15일 퇴직했다. 이후 다시 제주로 내려와 무근성에서 쌀 배급소를 운영하며 가난과 싸웠다.
영업을 접은 후에는 당시 대한극장(현대극장의 전신)에서 매표원으로 일을 하다 1966년 6월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후손 없이 생을 마감했다.
경찰청은 2017년부터 경찰정신에 귀감이 되는 전사·순직 경찰관을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있다. 9월 중 문 서장에 대한 흉상을 제작하고 10월 경찰추모주간에 제막식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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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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