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의료영리화저지 운동본부, 16~17일 도민 1000명 여론조사...'3000명 조사' 와 차이는?
국내 1호 외국인 투자병원(영리병원)으로 추진되는 녹지국제병원과 관련, 개설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시민사회가 독자적으로 진행했다.
같은시기 숙의형 공론조사의 일환으로 실시된 3000명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3000명 공론조사 결과를 반영한 도민평가단 구성에 있어서 찬반 비율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의료연대 제주지역본부와 의료 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도민운동본부)는 지난 16~17일 만 19세 이상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28일 오전 발표했다.
두 단체에 따르면 응답자의 61.6%가 녹지국제병원 개설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찬성’ 24.6%, ‘모름’ 13.8% 등이다.
성별로는 남성(56.6%) 보다 여성(66.7%)의 반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반대 비율은 20대 60.4%, 30대 63.7%, 40대 70.4%, 50대 66.1%, 70대 이상 35.2%로 40대가 가장 높았다.
반대 비율이 가장 낮은 70대 이상의 경우도 찬성은 36.6%에 불과했다.
반대 이유는 △병원의 주 기능인 치료보다는 이윤 추구에 집중할 것 49.8% △특정계층만 이용하는 등 의료의 공공성이 약화될 것 43.5% △개설 허가 절차의 정당성 미비 4.2% △기타 1.3% △잘 모르겠다 1.1% 순이다.
특히 녹지병원에 대한 인지도가 높을수록 의료 공공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잘 안다'는 응답자의 61.5%가 녹지병원 개설에 반대했다. '어느정도 알고 있다'는 응답자의 65.2%,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응답자의 50.9%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녹지병원 개설에 찬성한 응답자의 39.4%는 외국의료기관 개설로 제주도내 의료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33.7%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부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고, 25.2%는 보건의료분야 관련 해외 자본의 도내 투자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녹지병원의 대안으로 서울대병원 등 국공립 병원 유치(59.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비영리법인으로 전환 22% △영리병원 그대로 진행 8.5% △잘모름 등 10% 순이다. 녹지병원에 대한 인지도가 높을수록 국공립 병원 유치 선호도가 높았다. '잘 안다'는 응답자의 54.7%가 국공립 병원 유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녹지병원 찬성자의 53.3%도 녹지병원 대안적 형태로 국공립 병원 유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반면 찬성자 중 영리병원 그대로 개설해야 한다는 의견은 31.7%에 그쳤다.
이번 여론조사는 도민운동본부 등이 도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진행했다.
2018년 7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 지역 할당 추출법이 적용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정형화된 설문지에 의해 1대1 전화(유선 275명, 무선 725명) 면접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30.19%.
도민운동본부 등은 제주도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도민 3000명 여론조사(15일부터 일주일)와 시기를 맞췄다. 두 가지 여론조사 결과가 차이를 보일 경우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앞서 도민운동본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편승(밴드왜건)효과 우려는 어불성설이다. 공론조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3000명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 제주 시민사회 "녹지병원 여론조사 결과 공개해야"
- '녹지국제병원'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 비공개, 왜?
- 영리병원 조사 '좌충우돌'...14일 실시→잠정 중단→15일 개시 '혼선'
- 시민사회 반발에 영리병원 공론조사 잠정 중단
- “합의 없는 녹지 영리병원 여론조사, 인정 못해”
- 국내1호 영리병원, 제주도민 3000명 공론조사 스타트
- 민감한 녹지국제병원, 여론조사 질문지 작성 "어렵다 어려워"
- 민감한 '녹지국제병원', 여론조사 질문지도 민감
- 녹지국제병원 찬성 측도 "서울대병원 유치", 왜?
- "되레 의료의 질 하락" vs "손해배상 감당할 수 있나"
- 시민사회 "제주 영리병원 싸움 10년...이젠 청산하자"
- 한국노총 제주 "녹지국제병원 허가하면 안돼"
- 정부, 의료영리화 안한다면서 "허가권자는 제주지사" 방관
- 오바마도 따라하려한 대한민국 건강보험, 녹지국제병원은 거꾸로?
- 中 부동산전문회사가 추진하는 미용 중심의 외국인 투자병원
- 녹지병원 복지부 공문 숨겼다? 제주도 "원래 비공개 문서"
- 문재인 정부 “의료영리화 없다” 제주 녹지병원 운명은?
- 녹지병원 논란 막바지, '제주 팀'으로 대응하자
이동건 기자
dg@jejuso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