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69) 인터벌 워킹의 효능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적당한 영양, 충분한 휴식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한다. 오늘은 운동에 관한 얘기를 해보자.
 
요즘 길거리에서 보면 건강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걷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속보(빠른 걸음)하는가 하면, 완보(천천히 걸음)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 알려진 사실인데 건강을 위한 걷기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속보와 완보를 반복하는 게 좋다.

60세 전후 중·노년층의 사람들이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가 있다. 하루에 보통 속도로 8000보 이상 걷게 한 그룹 A와 하루에 15분 이상 속보와 완보를 반복하면서 걷게 한 그룹 B로 나눠 일주일에 4일 이상, 5개월간 실시했다. 여기에서 속보와 완보의 반복이란 속보하는 분수(分數)를 합해 하루에 15분 이상이다. 영어로 표현한다면 ‘인터벌 워킹(interval walking)’이 되겠다.

두 그룹의 최대산소섭취량과 넓적다리 근력(筋力)을 비교해봤다. 최대산소섭취량에 있어서 A그룹은 거의 변화가 없었는데, B그룹은 9% 증가했고, 넓적다리 근력에 있어서 A그룹은 2% 증가했는데, B그룹은 무려 13%나 증가했다.

최대산소섭취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전신의 지구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전신의 지구력이 높아지면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이른바 생활습관병에 쉽게 걸리지 않게 된다.

속보와 완보를 반복하면 중·노년층에서 걸리기 쉬운 고혈압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이 실험에서 최고혈압 즉 수축기혈압에 있어서 A그룹은 약 3mmHg 내려갔는데, B그룹은 약 9mmHg 내려갔다고 한다.

‘인터벌 워킹’ 요령을 설명하면, 보통 빨리 걸을 때보다 좀 더 속도를 낸다. 스스로 좀 힘들다는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보폭도 좀 넓게 한다. 빨리 걸을 때 앞으로 상반신을 굽히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허리나 무릎에 부담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경보선수들과 같이 눈을 멀리 내다보며 팔을 앞과 뒤로 크게 흔들고, 손가락은 펴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자연히 상체가 꼿꼿해지며, 보폭도 커지고, 팔에 힘이 안들어 간다.

속보와 완보의 반복은 ‘3분 속보→완보→3분 속보→완보→3분 속보→완보→3분
속보→완보→3분 속보’ 또는 ‘1분 속보→완보→1분 속보→완보→1분 속보→완보→1분 속보→완보→1분 속보...’ 식으로 속보 합계가 15분이면 된다.

걷기 전에 아킬레스건 운동, 넓적다리 스트레칭, 어깨 스트레칭, 사타구니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두면 걷다가 삐거나 다치는 일이 없겠다.

윤창훈 명예교수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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