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비자림로 훼손 중단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 ⓒ제주의소리
'비자림로 지키기 위한 시민' 모임 기자회견 "생태도로 시민공청회 개최하라"

전국적인 이슈로 번진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삼나무 숲 훼손 논란과 관련,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이 30일 "원희룡 도정은 비자림로 생태도로에 대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비자림로 도로 확포장 공사를 강행한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제주는 가는 곳마다 공사판이다. 숲을 파괴하고 땅과 돌을 깨뜨리며 확장도로와 커다란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동서남북 어딜 가도 공사판이 아닌 곳이 없다"며 "관광객도 제주도민들도 난개발의 피로감으로 걱정의 한숨을 쉰다. 제주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라고 규탄했다.

이어 "비자림로 파괴의 충격이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공분을 산 건 그 길에 대한 추억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 뿐만 아니라 난개발 소방수라고 자처했던 제주도정이 난개발과 파괴의 선봉에 서있었고, 916그루의 나무를 하루 아침에 짓밟아 버리는 학살과 닮은 폭력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30일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비자림로 훼손 중단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 ⓒ제주의소리
이들은 "주민 편의를 위해서라면 비자림로 숲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도로 정비를 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었다"며 "하지만 원희룡 도정은 최대 폭 40m 가까이 되는 고속도로 수준의 도로 확장 공사를 수많은 생명을 죽이며 강행했다. 원 도정이 스스로 밝혔듯이 아직 결정나지도 않은 제2공항 연계도로 사업이라는 것이 비자림로 숲 파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원희룡 지사는 비자림로 숲 파괴에 대해 전국적인 분노가 일어나자 비자림로를 '생태도로'로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그 것의 정체는 아무도 모른다"며 "시민들은 원 지사가 밝힌 소위 '생태도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할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정체를 밝히지 않고 있는 그 구상이 어떤건지 우리는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을 다라 원 도정은 비자림로 도로 확장 공사 계획을 철회하고, 비자림로 생태도로에 대한 시민공청회를 즉각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참가자들은 비자림로에서 벌목된 삼나무 나뭇가지를 들고 제주도청 앞 도로에 드러눕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청 건물로 진입하려는 시민들과 청원경찰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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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비자림로 훼손 중단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이 청원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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