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작품전 ‘4.3의 색감을 찾아서’ 8일까지 4.3평화공원 교육활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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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과 8일 제주4.3평화공원 교육활동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주 4.3 70주년 애월고 특별기획전 '4.3의 색감을 찾아서'. ⓒ 제주의소리

“어두운 사건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자, 상생과 희망으로 가자는 뜻에서 어두운 이미지에 고채도 사각형을 중첩시켰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도슨트 역할을 맡은 애월고등학교 2학년 김청 군이 포스터의 의미를 설명했다.

7일부터 8일까지 제주4.3평화공원 교육활동관에서 진행중인 4.3학생 미술 작품전은 어느 것 하나 쉽게 지나칠 작품이 없었다.

4.3 70주년을 맞아 애월고 학생들이 준비한 이번 전시회는 ‘4.3=동백꽃=빨간색’의 관념을 넘어 색다르게 4.3을 풀어내자는 의미에서 색감에 주목했고, 주제도 ‘제주 4.3의 색감을 찾아서’라고 정했다.

겉은 아름답고 평화로운데 들여다보면 두렵고 쓰린 동굴생활을 표현한 페이퍼아트 ‘올레Ⅰ’과 ‘올레Ⅱ’는 실제 현장탐방에서 겪은 감정이 투영됐다.

“큰넓궤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었습니다. 앉아 있을수도 없는 좁은 터널 동굴이어서 바닥에 배를 대고 기어가며 뒤따라오는 친구가 오고 있는지, 다치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보기를 수십 번, 그곳을 지나 마을 사람들이 모여 숨죽이고 지냈다는 넓은 곳에서 우리는 모두 불을 끄고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당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한라산 끝자락 동굴에 숨죽여 지내던 그들의 정적과 더 깊은 곳에 숨고 싶었던 그분들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작품설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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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4.3 70주년 애월고 특별기획전 '4.3의 색감을 찾아서'에서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애월고 2학년 김청 군. ⓒ 제주의소리

6개의 그림을 길게 늘어트리면서 70년의 흐름을 담은 일러스트 ‘공재’, 차 안에서 4.3의 현장을 가만히 보고 있는 미군을 표현한 디지털 프린트 ‘米의 좌관’, 여러 개로 나뉜 폼보드로 한라산을 콜라주와 모자이크로 묘사해낸 ‘기억’, 수면에서 점차 떠오르고 있는 여인을 4.3의 진실로 일치시킨 그림 ‘부활’, 4.3당시 제주시내를 묘사한 미니어처 ‘풍료’, 동백꽃잎과 빛을 형상화한 의상 디자인 작품 ‘바램’ 등 독창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애월고 오건일 교사는 “콘셉트부터 홍보 포스터까지 모든 것을 학생들이 직접 부딪치고 고민하면서 준비하다보니 자연스러운 성장의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제주의소리>가 4.3 70주년을 맞아 기획한 ‘찾아가는 4.3 청소년 아카데미’의 결과물이다. 애월고 미술반 학생들은 지난 4월 김종민 전 4.3중앙위 전문위원과의 토크콘서트, 6월 동광리 큰넓궤 등 4.3 현장답사와 현기영 소설가의 강연을 거치며 얻은 경험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4.3이 어둠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빛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이 작품 하나하나에서 드러난다. 직접 전시를 준비한 학생들의 감회는 남다르다.

“몇 년 뒤 돌아보면 정말 소름 돋을 기억이다. 모든 학생들이 자기 생각이 깊게 밴 작품을 만들려 노력했다”(2학년 김청)
“진상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을 만나고, 순이삼촌을 쓴 작가를 만나고, 큰넓궤를 가고...이젠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으니 정말 기쁘다”(2학년 고나영)
“깊게 이해하려 노력했고 정말 많이 준비했다. 단순 영상을 보고 감상문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자세하게 알게 됐다”(2학년 김민협)

‘4.3의 색감을 찾아서’전은 제주도교육청과 제주4.3평화재단, 제주중등미술교육연구회가 함께 준비한 제2회 제주유스아트페스티벌과 연계해 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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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과 8일 제주4.3평화공원 교육활동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주 4.3 70주년 애월고 특별기획전 '4.3의 색감을 찾아서'.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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