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3개 초등학교 추석연휴 직후 27~28일 임시휴업...맞벌이 등 학부모 '전전긍긍'

제주도내 일부 초등학교가 추석 연휴 직후 이틀 동안 임시 휴업을 결정하면서 학부모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를 돌볼 방법이 마땅치 않아 걱정이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13개 초등학교가 추석연휴가 끝나는 오는 27일과 28일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을 결정했다. 휴업에 들어가는 학교는 물메초, 송당초, 신광초, 애월초, 제주동초, 한라초, 가마초, 남원초, 새서귀초, 의귀초, 표선초, 흥산초, 토평초 등 도내 13개 초등학교다. 

이들 학교는 올해 초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 일찌감치 학부모 대표와 교원 대표, 지역 대표 등이 참석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이처럼 휴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업은 학생만 등교하지 않는 것이고, 휴교는 교직원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이번 결정은 휴업 조치다. 

이들 학교는 주말인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추석 명절 연휴와 연계된 결정으로, 27일(목요일)과 28일(금요일)에 휴업하면 일요일인 30일까지 장장 9일간의 황금 연휴가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휴업으로 인해 아이를 돌볼 형편이 되지 않는 학부모, 특히 맞벌이 가정이 고충을 겪는다는 점이다.

모 학교 학부모 A씨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 학교를 보내지 못하는데 당장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아야할 지 걱정이 크다"며 "학교장과 운영위원 몇 명이서 휴업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하다못해 학부모들 50% 이상이 찬성을 했다고 하면 인정하겠다. 과연 출근하는 학부모들이 추석 연휴를 쉬고, 중간에 끼는 이틀 동안 연차를 내 9일간을 쉴 수 있겠나. 직장에 눈치 보지 않고 이처럼 쉴 수 있는 학부모들이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재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못 보내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추석 연휴 이후 굳이 재량휴업일까지 결정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임시 휴업일에 아이를 돌볼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육지에 사는 시부모에게 아이들을 맡기려 한다는 C씨는 "당장 옆 학교만 하더라도 아무 걱정이 없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데, 같은 지역에 살면서 왜 내가 이런 고민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휴업을 결정한 학교 측을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이와 관련 제주도교육청은 "학교장 재량권에 따른 임시휴업은 각 학교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관할청 차원에서는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휴업을 결정한 모 학교 관계자는 "명절 기간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 하에 재량휴업을 결정했다"면서도, "아이들을 맡길 곳이 적절치 않은 일부 학부모들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임시휴업은 이미 학기 초에 결정이 된 사안으로, 학교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닌 학부모 대표 등의 의견을 수합해서 내린 결정이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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