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외국인 투자병원(영리병원)인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설립 여부를 두고 제주도민사회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숙의형공론조사위원회에 의해 최종 공론화 작업이 진행중에 있지만 여전히 양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추석 명절을 맞아 제주 영리병원에 대한 도민들의 찬반 의견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영리병원'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기 위해 특정 계층에 편중되지 않도록 도내 인구 밀집 지역에서 무작위로 이뤄졌다. 공론조사 결과 발표 이후 도민사회의 수용 자세까지 세차례에 걸쳐 조명해본다. <편집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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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지국제병원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① 영리병원 물었더니 제주도민 찬성 의견은? 
② 영리병원 물었더니 제주도민 반대 의견은? 
③ 영리병원 공론 조사결과 승복, 도민 뜻 받들라 

[특집-영리병원, 제주도민 물어보니] ① 찬성 의견 "질 좋은 의료서비스 필요"..."관리감독 필수"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내 1호 외국인 투자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설립 승인 여부를 도민들에게 물었다. 찬반을 떠나 영리병원 문제는 여전히 도민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영리병원 이슈는 공론조사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사안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숙의형공론조사위원회에 의한 도민참여단으로 공이 넘어갔다. 

<제주의소리>는 공론화 과정을 최대한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도민들의 의견을 물어 보기로 했다. 인터뷰는 추석 명절 연휴 직전인 지난 18일부터 22일 사이에 제주도내 인구 밀집지역에서 무작위로 이뤄졌다.

세대에 따라 편향되지 않도록 인터뷰 대상은 최대한 다양한 세대에 걸쳐 시도했다. 질문 역시 '영리병원에 대해 알고 있는가', '찬성 또는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정도로 최대한 단순화했다.

찬성과 반대의 수를 동률로 맞추기 위한 기계적인 표본 추출도 지양했고, 그렇다고 단순하게 찬성과 반대의 수를 카운팅하지도 않았다. 가능한한 도민사회의 목소리 그대로를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 "철저한 관리감독 하에 영리병원 허용해야"

제주시청 앞 버스정류장, 발걸음을 멈추고 기꺼이 취재에 응한 이성임(52)씨는 철저한 관리감독이라는 전제 아래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영리병원에 대해서는 주변 지인을 통해 들은 바 있다고 운을 뗀 이 씨는 "제주에 있는 것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이라고 하던데, 예상되는 문제들이 있지만 그만큼 규제를 잘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전했다.

특히 "이미 서귀포에 병원 건물까지 다 지어졌으니 일단 운영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더 늘리지 않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주장처럼 녹지국제병원은 이미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부지에 지상3층 지하1층 규모로 47병상을 갖췄고, 130여명의 직원까지 채용했다.

◇ "부족한 의료시설, 병원이야 많으면 좋지 않겠나"

모 종합병원 로비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고상만(72)씨는 의료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병원 시설이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고씨는 "영리병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들어는 봤다"며 "병원이야 많으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제주에는 병원이 많지 않은데, 어쨌든 사람 치료하는 곳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영리병원은)돈 많은 사람들만 치료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 돈 많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대로 치료를 받게 하고, 병원을 더 늘려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치료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녹지국제병원의 경우 주요 수요층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고씨는 그보다 병원으로서의 기능에 주목한 듯 했다. 

◇ "돈 들더라도 질 좋은 의료서비스 필요해"

역시 제주시청 광장에서 만난 시민 A씨도 고씨의 발언과 맥을 같이 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A씨는 "제주도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며 "돈을 추가로 들인다하더라도 좋은 의료설비와 실력있는 의사들이 온다면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의료라는게 그렇지만 돈이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비싸더라도 질 좋은 의료 서비스가 갖춰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 "자본주의 사회, 영리병원도 질서 아닌가?"

모 종교시설에서 만난 청년 김모(30)씨에게 있어 영리병원에 찬성하는 이유는 단순명료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당연한 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요즘에 드는 생각인데 최저임금제 등 여러가지 사회적인 문제를 보면 반대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든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자본주의 논리대로 돈을 더 주더라도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체계로 만들어진게 우리나라 사회인데, 무조건적인 반대는 논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같은 영리병원 찬성 입장에 대해 "나는 소위 '금수저'도 아니고, 특정 정치논리에 치우쳐서 하는 말이 분명히 아니다. 평소 나의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영리병원에 찬성하는 도민들은 ▶새로운 의료서비스의 확대 ▶도내 의료수준 향상 ▶일자리 창출 등의 이유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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