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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해군기지에서 45개국이 참가하는 국제관함식이 열리는 가운데, 해군이 군함에 국기만 달아달라고 참가국에 요청했다. 일본 자위대의 욱일승천기가 빠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해군, 모든 참가국에 “자국기 달아라” 서한 발송...강제력 없는 요청 '한계'

45개 국가에서 참여하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제주관함식)이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가운데, 해군이 입항 군함에 ‘국기’만 달아줄 것을 참가국에 요청했다. 사실상 일본 자위대의 욱일승천기(욱일기)를 고려한 판단이어서 일본 측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해군 제주관함식 기획단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난 8월 31일 제주관함식에 참가하는 45개국에 서한을 보냈다. 내용은 10월 11일로 잡힌 해상 사열에서 모든 군함은 자신들의 국기와 태극기를 마스트(돛대)에 함께 달아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서한을 보낸 이유에 대해 “어떤 국가는 국기를 달고, 어떤 나라는 자국의 해군기를 달 수 있어 행사의 통일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태극기는 관함식 주관 국가에 대한 일종의 예의다.

해군의 이 같은 조치는 일본 자위대 함정의 욱일기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욱일기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사용하는 군대기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군기여서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 1998년, 2008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두 차례의 관함식에도 욱일기를 달고 참여했다.

제주관함식에 참여할 자위대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거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 글이 올라올 만큼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해군 관계자는 ‘자위대를 염두한 조치냐’는 기자 질문에 “(그것이) 연관될 수 있지만 서한문에 특정 국가를 언급하거나 지정하진 않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실제로 욱일기는 볼 수 없을까? 100% 확정지을 순 없다. 해군 관계자는 “군함은 통상 해당국의 영토로 취급된다. 이번 서한은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 협조해달라는 요청이다. 강제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관함식에는 우리나라 군함과 기타 함정까지 포함해 총 군함 50여척, 항공기 20여대가 참가한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군함을 보내는 국가는 미국으로,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등 4척이 참가한다. 러시아 해군은 바랴그함 등 총 3척이, 인도네시아 해군은 범선이 참가한다. 

호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미국 등 8개국은 우리나라가 개최한 세 번의 국제관함식에 모두 군함을 참가시키게 됐고, 미국 순양함 챈슬러즈빌함이 199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러시아 순양함 바랴그함이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로 관함식에 참석한다.

참가국 대표단은 인도네시아 해군참모총장(대장 Ade Supandi), 러시아 해군사령관(대장 Vladimir Ivanovich Korolev),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대장 John C. Aquilino) 등 참모총장급 30명, 대표장성 15명 등 총 45개국이다.

대표단은 관함식 기간 동안 해군과 양자대담을 비롯해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11일), 함정기술 세미나 및 해양무기 학술대회(10∼11일), 특별방산기획전(14일), 해상사열(12일) 등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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