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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활동가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10일 열리는 '제주 국제관함식'에 욱일기를 달고 오겠다는 일본을 규탄하며 욱일기를 베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희훈
1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日자위대 욱일기 게양 제주관함식 참가에 “여러가지 고민중”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10일부터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일본 자위대 함정의 ‘욱일기’(旭日旗) 게양과 관련해 “일본이 한국인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섬세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욱일기’ 게양 자제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일본 정부의 공식반응이 주목된다.

이낙연 총리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의 욱일기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은 10월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린다. 참가국은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 등 참모총장급 30명과 대표장성 15명을 포함해 총 45개국이다. 일본 해상 자위대 구축함 1척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올해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이고 이를 계기로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그런 점에서 제주관함식에 (일본) 자위대 함정이 오는 것은 합당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다만 식민지배의 아픔을 기억하는 한국인의 마음에 욱일기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는 일본도 좀더 섬세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욱일기 게양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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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국방.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송영길 의원(오른쪽)이 이낙연 국무총리를 상대로 제주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일본 자위대의 '욱일기' 게양 논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질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캡쳐
일본이 욱일기 모양의 해군기를 달고 참가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송 의원의 추궁에는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배 앞쪽은 태극기와 일본 국기를 붙이고 함정 뒤쪽에 자위대 기를 붙이겠다는 취지인 모양인데, (한국) 국민들은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며 한국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전했다.

이에 송 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독도를 넣었다고 한반도기 게양을 거부한 일본의 태도에 균형 맞게 우리 요구를 수용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고, 이 총리는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방부와 해군 측은 ‘욱일기 게양’ 논란과 관련해 일본 정부와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도 주한일본대사관 등 외교경로를 통해 국민 감정을 감안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한민국 해군은 지난 8월31일 10월11일 해상사열에 참여하는 15개국 함정에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달아달라고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사실상 일본 자위대의 ‘욱일기’ 게양을 염두에 둔 사전예방 조치인 셈이다.

하지만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8일 “자위함기 게양은 국내 법령상 의무다. 유엔해양법조약에서도 군대 소속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식에 해당한다”면서 “(제주관함식에 갈 경우도) 당연히 달 것”이라고 반발했다.

29일에는 산케이신문이 해상자위대 간부의 말을 인용해 “국적을 표시하는 자위함기는 국가 주권의 상징이기도 하다”며 “(욱일기를 함선에서) 내리라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데다 예의가 없는 행위다. 수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해상자위대는 1954년 발족 때부터 욱일기를 자위함 깃발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등 일본 침략의 피해 당사국에서 욱일기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제주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일본 자위대가 ‘욱일기’를 게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욱일기 게양 반대 청원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욱일기’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160건 넘는 청원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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