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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2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제주감귤농협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김용호 현 조합장의 갑질 경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노동자들 2일 감귤농협 본점서 전면파업 결의대회...파업 장기화시 감귤수확 앞두고 타격 

제주감귤 농협 일부 사업장이 보름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제주지역 단위농협에서 조합원들이 연이어 전면 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2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제주감귤농협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김용호 현 조합장의 갑질 경영 중단을 촉구했다.

양측의 갈등은 2017년도 단체협약과 관련해 2017년 8월27일 기본합의서에 서명한 이후 1년 넘게 17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노조는 8월2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9월4일 임시총회 등을 거쳐 전면 파업을 결의했다. 9월17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조합원 경고 파업을 진행했다.

이날 하루에만 본점 인근에 위치한 서귀포시 동문로지점 등 10여 곳이 문을 닫았다. 도내에서 전면파업으로 단위농협이 문을 닫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오늘(2일)도 2차 전면 파업에 따라 감귤농협 산하 25개 사업장 중 한림‧한경지점 등 9곳이 문을 닫았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일부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등 불편도 잇따랐다.

노조는 지속적인 협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측은 마지막까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며 불통 경영을 이어가는 만큼 쟁의행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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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2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제주감귤농협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김용호 현 조합장의 갑질 경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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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성권 감귤농협지회장이 2일 오전 10시 제주감귤농협 본점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오성권 감귤농협지회장은 “외부에서 승진 얘기를 하며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적은 승진 요구가 아니라 독단적 인사와 조합원에 대한 갑질 중단”이라고 강조했다.

오 지회장은 “조합장은 노조의 이야기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노동기본권이 유린당하면 저항할 수밖에 없다. 감귤농가와 조합원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단협을 통해 취업규칙 재‧개정시 노사 합의와 고용‧해고시 사전협의,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인사규칙(승급) 규정 마련 등을 사용자측에 요구하고 있다.

오윤학 감귤농협지회 고충처리부장은 “4급 중 저실적자 2명이 승급 10년차 이상 선배보다 앞서 승급했다”며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부장은 “소포장선별기 구입과 서귀포시지점 신규 공사과정에서도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쳤는지 의문”이라며 “조합장의 독단적 경영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사용자측은 취업규칙 재‧개정시 노사 합의와 인사원칙 협의는 추후 논의할 수 있지만 승진 인사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협측은 “단체협약 83개 조항 중 80개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인사 관련 3개 조항만 의견이 다르다”며 “노조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인사권을 단협에 넣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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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독단경영’과 ‘인사권 전횡’이 써진 대형 현수막을 찢고 ‘노동기본권 유린’이 적힌 상자를 발로 찌그러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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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독단경영’과 ‘인사권 전횡’이 써진 대형 현수막을 찢고 ‘노동기본권 유린’이 적힌 상자를 발로 찌그러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어 “임금이나 복리후생, 근로조건 등은 언제든 노조와 대화가 가능하다”며 “현 조합장이 인사권 협상에서 물러서면 향후 사용자에 대한 책임은 현 조합장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사업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해당 사안은 담당자가 실수를 한 것 같다”며 “그 부분은 감사가 이뤄졌고 지적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사용자측과 협상에 계속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강경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결의문을 통해서도 “감귤농협의 비정상적인 상황에 노동자는 분노하고 있다”며 “감귤농협은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 조합장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200여명의 노동자는 ‘독단경영’과 ‘인사권 전횡’이 써진 대형 현수막을 찢고 ‘노동기본권 유린’이 적힌 상자를 발로 찌그러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노조는 “사용차측이 농협에 쌓여있는 적폐 청산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정상화에 나서길 바란다”며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일주일 단위로 계속 전면 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제주감귤농협 조합원은 약 1만2000여명이다. 감귤농협 직원은 계약직을 포함해 280여명이다. 이중 노조에 가입한 직원은 간부 등을 제외하고도 200명에 육박한다.

전면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감귤 수확철을 앞두고 1만 조합원과 감귤농가에도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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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2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제주감귤농협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김용호 현 조합장의 갑질 경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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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2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제주감귤농협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김용호 현 조합장의 갑질 경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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