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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정 여론에 관함식 개최 엿새 앞두고 결단...함정은 불참-심포지엄은 대표단 파견

제주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관함식을 두고 욱일기 논란을 일으킨 일본 자위대가 행사 불참을 전격 결정했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일본 자위대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해군기지(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우리측에 전달했다.

일본은 대신 관함식의 일환으로 열리는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에는 해상 자위대 간부 등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행사를 앞두고 일본 해상 자위대가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달고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됐다.

일본은 해상 자위대가 발족한 1945년부터 욱일기를 자위함기로 사용하고 있다. 1998년과 2008년 부산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도 욱일기를 달고 참여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우리 해군은 8월31일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45개국에 서한을 보내 ‘해상 사열에서 모든 군함은 자신들의 국기와 태극기를 마스트(돛대)에 함께 달아 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일본 욱일기를 겨냥한 내용이었다. 이에 일본은 ‘비상식적인 요구’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일본 자위대의 수장인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도 욱일기 게양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11일 해상사열 당일 대통령이 탑승하는 일출봉함을 독도함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부정적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낙연 국무총리도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일본 자위대의 욱일기 게양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냈다.

이 총리는 이날 송영길 의원의 관함식 관련 질문에 “식민지배의 아픔을 기억하는 한국인의 마음에 욱일기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는 일본도 섬세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9월28일부터 제주 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욱일기 군함 입항 금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본의 불참으로 관함식 참가국은 기준 45개국에서 44개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참가국에는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 등 참모총장급 30명과 대표장성 15명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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