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래비전 6차산업 세미나 '농업과 IT가 만나다'...제주-일본 스마트팜 선진사례 공유 

제주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T)을 효율적으로 접목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5일 오후 3시 호텔난타에서 ‘제주형 6차산업, 농업과 IT가 만나다’를 주제로 제주미래비전 6차산업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일본 농업법인 GRA(General Reconstruction Association) 히로키 이와사(41, Hiroki Iwasa) 대표의 ‘GRA의 도전’ △김종우(60) 샛별감귤농장 대표 의 ‘제주형 스마트팜 운영사례’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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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키 대표는 동일본대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 도호쿠에서 2011년부터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수십년간 딸기 농사를 지어온 농부들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한 그는 스마트팜을 운영하면서 온도와 습도, 수분 함량 등 철저한 관리를 통해 최상품의 딸기를 생산하고 있다.

일명 ‘보석딸기’로 불리며, 낱개 1개 가격이 1만원에 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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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키 이와사 대표가 GRA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홍콩과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등에 수출되고 있다. 태국과 홍콩, 대만, 인도에는 현지 법인도 있다.

매년 5만명이 그의 농장을 방문하고 있다. 6차산업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히로키 대표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결국은 가격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다른 지역에 판매를 할 때 자기 지역 내에선 경쟁을 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의 경우 해외 수출할 때도 국내 지역간, 국내 브랜드끼리 경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령, 제주에서 생산된 감귤을 ‘제주OO감귤’, ‘제주△△감귤’ 등 다양한 브랜드로 경쟁시킬 것이 아니라 ‘제주감귤’ 등 통합된 하나의 브랜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발표자 김종우 대표는 우리나라를 선도하는 스마트팜 농장주다. 국내 최초 감귤마이스터로 선정된 김 대표도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작물 환경 데이터 분석·예찰이 가능한 테라시스템(Terra-Solution)을 도입해 조도와 온도, 습도, ph, EC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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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우 대표가 고정 관념을 버리고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외 어디에 있든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농장의 기후를 상세히 파악, 조절하고 있다.

그가 생산한 만감류의 경우 당일 평균 10배에 달하는 가격을 받기도 했다. 제주 만감류 최고가다.

김 대표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제주도민 대부분이 감귤 전문가다. 그들이 생산한 감귤은 10kg에 1만2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귀농귀촌 농가는 1~2년만에 3만원 수준의 감귤을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정관념의 차이다. 제주 사람들은 아직도 타이벡 농법을 도입하면 감귤나무가 빨리 죽어버린다고 생각한다. 나는 17년 넘게 타이벡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최근에는 15kg, 10kg 판매가 아니라 2kg, 3kg 등 소량화 판매와 함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발표가 끝난 뒤 강숙영 경기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허태현 제주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장 △강창민 푸른농장 대표 △지은성 오젬 대표 △이무용 제주스마트그리드협회장이 나서 농업과 IT 접목 등을 놓고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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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히로키 이와사 대표, 김종우 대표, 강숙영 경기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허태현 제주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장, 강창민 푸른농장 대표, 지은성 오젬 대표, 이무용 제주스마트그리드협회장.

허태현 과장은 “정부가 10년동안 약 8000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스마트팜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행정을 비롯해 학계, 농가, 제주테크노파크, JDC 등 기관이 클러스터를 구성,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민 대표는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농업과 ICT 등 기술 도입을 지원하지만, 가격이 높은 편이다. 강우 등 기본적인 시설만 도입했지만, 빅데이터가 없어 농민 입장에서는 수분 함량 등이 적절한지 파악하기 어렵다. 병해충 데이터의 경우 딸기 작목에 맞춰져 감귤 등에는 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지은성 대표는 “캐나다에서 김치 쿠킹쇼를 계획하고 있다. 주 재료는 제주 월동무다. 우리나라 김치는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제주 월동무가 좋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도 잘 모른다. 작물을 통해 지역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무용 회장은 “스마트팜이 대형화로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대로 판매하는 로컬 푸드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단일 품목으로는 어려운 점이 있다. 제주 농가 실정에 맞는 소규모 지역 밀착형 재배를 위해 제주도 등 관련 기관에서 다양한 작물연구를 벌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6차산업 세미나는 제주도와 제주연구원 농업·농촌 6차산업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CBS가 후원했다. 

세미나가 끝나고 6차산업지원센터는 일본 GRA와 제주 농업·농촌의 활용 극대화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MOU에 따라 두 기관은 인적·물적 네트워크 활용과 함께 상품 개발, 재배기술·스마트팜 등 정보 교류, 국내·외 시장 동향·정보 공유 등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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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차산업지원센터는 일본 GRA와 제주 농업·농촌의 활용 극대화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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