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435명의 평화활동가들이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 해군기지에서 치러지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개최를 반대하고 제주의 군사화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에 따르면 이날 국제평화활동가 435인은 공동 성명을 내고 "국제관함식은 제주 해군기지를 국제적으로 기정사실화 하고, 제주 해군기지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분단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전쟁의 기운을 걷어내고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내려는 열망이 강력해진 가운데, 제주에는 전 세계의 군함들이 집결해 군사적 긴장과 대결의 암운을 드리우는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며 "제주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만들려는 제주도민들의 열망을 지지하는 우리는 한국 해군의 국제관함식 제주해군기지 개최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 완공 이후 제주도는 군사화의 길을 걷고 있다. 제주해군기지에는 이미 미군의 핵추진잠수함을 비롯한 각국 군함이 빈번하게 드나들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 국제관함식에는 미군 핵추진항공모함까지 참여할 예정이다"며 "우리는 이번 국제관함식을 계기로 제주해군기지에 미국과 일본 군함의 출입이 더욱 빈번해질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이어 "제주도의 군사화는 한반도 평화에 역행할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의 군사화를 촉진할 것이다. 미군은 올해 5월 태평양 사령부의 이름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변경했다.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평화적 협력 대신 군사적 패권을 앞세우겠다는 의도를 뚜렷이 한 것"이라며 제주가 미국과 군사동맹국의 대(對)중국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될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분단과 적대의 과거로부터 평화와 공존의 미래로 향하는 한반도 주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태평양을 분쟁과 갈등의 바다가 아니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한 노력과 연결돼야 한다"며 "우리는 태평양의 군사화에 반대하고, 제주도를 진정한 세계 평화의 섬으로 가꾸어가려는 제주도민의 열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국제공동성명에는 1910년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국제평화국(International Peace Bureau)의 라이너 브라운(Reiner Braun) 공동회장과 코라존 발데즈 파브로스(Corazon Valdez Fabros) 부회장, 2012년 노벨평화상 후보이자 영국 평화운동단체 트라이던트 플라우셰어(Trident Ploughshares)의 설립자인 앤지 젤터(Angie Zelter), 세계적인 석학인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교수 등 전 세계 35개국의 활동가, 언론인, 지식인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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