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2건 경찰 수사 후 추가 징계, 관계 교직원은 감봉...송석언 총장 "갑질 근절 대책 마련"

학생들에 대한 상습적인 폭언·성희롱·부당지시 등의 갑질 논란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A교수가 결국 파면됐다.

송석언 제주대 총장은 1일 오후 2시 본관 3층 회의실에서 징계위 결과에 따른 긴급브리핑을 갖고 "징계위 결과 해당 교수를 파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송석언 제주대학교 총장(가운데)이 1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갖고 갑질논란을 산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A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파면은 즉각 교단에서 퇴출되는, 중징계 중에서도 가장 강도 높은 징계다. 공무원연금 수령액과 퇴직급여액에 있어 2분의 1이 감액돼 본인이 낸 것을 돌려받는 수준에 그치며, 5년간 공직에 임용될 수 없다.

파면 결정 발표에 회견장에 배석했던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학생들은 짧은 탄식음을 내며 서로를 다독였다. 일부 학생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 송석언 제주대학교 총장이 1일 오후 2시 기자회견장을 찾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송 총장은 "A교수의 갑질 의혹에 대해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오늘 오전에 통보를 받았다"며 "그 결과를 받고 총장으로서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해당 교수의 행위로 인해 학생들이 감내하기 힘든 상황들이 많았을 것으로 판단했기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 해당 교수의 파면 인사처분 발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이로써 그동안 학생들이 입은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바라면서 향후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인권센터를 통한 피해신고 지원창구 확대 운영을 포함한 종합적인 갑질 문화 근절 대처를 마련해 시행하려 한다"고 했다.

당초 A교수는 △폭언과 인격모독 발언 △외모비하 발언 △성희롱 발언 △학생에게 보복성 평가 및 협박 △사적인 일로 학생들의 노동력 착취 △정해진 수업시간 이외의 무기한 연장수업 △당일 통보식의 수업시간의 교권남용 △학생들에게 지인이 판매하는 고가의 서적 강매 △고액 참가비의 공모전 참가와 상금배분 강요 △학생 수상실적에 강제로 자녀 이름을 넣으라고 요구 △학생들의 작품을 교수 개인의 이름으로 특허 출원 등의 의혹을 샀고, 대학 자체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중 학교 자체 조사로 한계가 있었던 학교행사 지원금 유용 등의 횡령 혐의와 학생들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 등 2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에 따른 징계는 추후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 송석언 제주대학교 총장(가운데)이 1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갖고 갑질논란을 산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A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대는 A교수의 갑질과 관련, 또 다른 갑질 논란을 샀던 B교수와 교직원 C씨 등에 대해서는 각각 감봉 3개월과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송 총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내 인권센터를 더 확대하고 인권 전문가를 채용해서 운영하겠다. 학사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강의평가와 관련해서 갑질 문화 물어보는 문항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해 평가에 반영하고, 학사운영 게시판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게시판을 학생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멀티미디어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이번 사태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해 향후 학생들과의 논의를 통해 그러한 부분들이 보강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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