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첫 강정주민 건강조사...대인관계 스트레스 49.9%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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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찬반 갈등을 11년 겪은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대상자의 30%는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호소, 의료지원 및 심리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와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15일부터 6월30일까지 만 20세 이상 강정마을 주민 19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중 713명(37.2%)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인구.사회학적, 제주해군기지, 건강행태, 정신건강(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자살경향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공식 조사는 처음이다. 

조사 결과 강정마을 주민 중 건강이 '매우 좋음' 또는 '좋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36.8%에 불과했다.

이는 2017년 제주지역사회건강조사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 46.6% 보다 낮은 수준이며, 자신의 건강에 대해 26.8%가 건강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조사대상자 중 37.6%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항상 걱정하고 있었다. 

2017년 국가 건강검진 수검률 78.6%에 비해 강정마을 주민의 건강검진 수검률은 65.2%로 낮은 수준이며, 주민의 74.4%가 건강검진 받기를 원하고 있었다.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해 가족간 스트레스 25.2%, 대인관계 스트레스 49.9%, 지역주민과의 갈등 또는 지역사회 불이익 경험률이 36.8%로 나타났다.

자신의 모습 변화요인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가장 많았고, 심리상태 변화요인으로는 지역주민간 갈등을 1순위로 꼽았다.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마을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이 우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자의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으로 나타났고, 12.8%가 우울증상군으로 조사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전국조사 결과 '2016년에 시행된 정신건강실태조사' 평생 유병률이 1.5%, 일년 유병률 0.5%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며, '2015년 제주특별자치도 정신건강실태조사' 평생유병률 3.8%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76.5%가 자살경향성은 없었고, 9.4%가 낮은 자살경향성, 10.97%가 중간정도의 자살경향성, 3.2%가 높은 자살경향성을 보였다.

최근 한달간 자살사고가 한번이라도 있었던 경우는 20.3%에 해당돼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살생각률 4.6%와 비교하면 강정마을주민의 자살생각 비율은 높은 수준이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에서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고, 사회적 지지를 잘못받고 있고 자살경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에 대한 의료지원 및 심리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문두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정신건강 증상이 있는 주민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개별상담 연계로 정신건강 상담료 및 의료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상설 건강상담실을 운영해 정신건강 교육 및 다양한 심리치유 프로그램 지원 등 강정마을주민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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