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통제시대의 저항 논객’ 고영일 선생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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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언론의 선비 논객-고영일》(동문통책방). ⓒ제주의소리

이문교, 제주학연구센터 총서 ‘제주언론의 선비 논객-고영일’ 발간

이문교 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최근 저서 《제주 언론의 선비 논객-고영일》(동문통책방)을 펴냈다. 

이 책은 1926년에 태어나 2009년 세상을 떠난 제주 언론인 고영일(高瀛一) 선생의 기자 활동을 정리한 논평집이다. 

고영일 선생은 1945년 12월 <제주신보> 기자로 시작해 편집국장, 주필을 역임했으며 <제주매일신문>, <제남신문>, 월간 <개발제주> 등 산업화 시대를 누빈 언론인이다. 1950년 9월에는 김용수, 방기옥 기자와 함께 해병대 종군기자로 특파됐다.

1956년 첫 개인사진전을 열고, 1965년 제주카메라클럽 창설에 참여하는 등 사진작가로도 활동했다.

고영일 선생이 기자로서 활동한 시기는 다른 사회 영역도 마찬가지지만, 한국 사회에 상당한 변혁이 몰아친 때였다.

광복 직후, 제주 최초의 지방신문인 <제주신보> 창간, 4.19 혁명과 함께 <제민일보>, <제주매일신문> 등 다른 일간지 창간, 5.16군사쿠테타 후 <제주신문>(제주신보+제민일보) 출범, 나아가 신군부 출범 후 언론통폐합조치와 1987년 6.29선언 후 언론자율시대까지.

그 속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사건, 사고를 고영일 선생은 냉철한 기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지면에 옮겨 적었다. 수십 년의 세월을 지나 만나는 기록은 옛 것이 그저 옛 것으로만 남아있지 않고 오늘 날에도 울림을 준다.

"이런 것이 선거 때가 되면 독자적으로 자기의 선을 지키기 위하여 움직이게 되는 것이니 공무원의 신분으로서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었으며 연고와 연고를 찾아 맺어지는 것이 소위 선을 형성하는 결과가 되어 모모 왕국이니 모모 연고집단이니 하는 괴상한 권력권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 <제주신보> 1960년 8월 9일 화요일(4277호) 사설 '정치인은 하나의 직업인이다>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우리의 사회는 모든 책임의 소재를 밝히고 그를 추궁하는 데 변명의 여지없이 엄격할 것이며 동시에 우리들의 아픈 상처의 수습을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는 데 전력할 것이라는 확신을 이 기회에 강조하는 것….”
- <제남신문> 1970년. 2월 17일 목요일(348호) 사설 ‘또 다시 없을 남영호사건을 위하여’ 가운데
“한 가지 예로 본도 특유의 건천 지세와 급류 현상만 하더라도 옛날에는 이른바 내창에 집을 짓는 사람이 없었고 안 짓는 것이 상식이었던 것인데 이번의 제주시 동문천의 경우 많은 침수 가옥을 낸 것은 이 단순한 경험을 무시한 때문에 있어진 일인 것이며 따라서 하수구 시설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사실이라고 할 것이다.”
- <제남신문> 1970년 8월 31일 월요일(317호) 사설 ‘태풍 빌리호가 가르친 것’ 가운데
“서구의 일부분 같은 서울, 서울의 한 구석 같은 제주시의 첫 인상도 그보다는 제주시일 것을 바라야 하고, 관광여행을 마치고 제주도를 떠나면서 품는 감상은 언제든 다시 찾아오고 싶은 그런 것일 수 있도록 규모되어져야 하겠다는 것이다.”
- <제남신문> 1971년 8월 26일 목요일(419호) 사설 ‘관광의 근본 태세’ 가운데
집필을 맡은 이문교 전 이사장은 고영일 선생이 남긴 166편의 기사를 편집·구성해 책을 완성했다. 

그러면서 “이 논평집은 언론인으로서 리석 고영일 선생의 기자 정신과 미래 예측에 대한 혜안을 헤아려 볼 수 있다. 거기에다가 단순히 개인의 논고집이리보다 제주 언론 초기, 특히 4.19혁명과 군부독재라는 격변기 시절에 제주 지역의 여론을 이끌어간 언론 사료라는 귀중한 가치 또한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총서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됐다.

462쪽, 동문통책방,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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