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도약, 그 현장을 가다] ② SK텔레콤 마케팅팀, 현장실습 취업연계 '속속'

많은 이들이 특성화고의 위기를 이야기하곤 한다. 특성화고 진학의 주 목적인 취업률이 점차 떨어지면서 전국적으로 진학생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산업 기반이 편중된 제주는 지역적인 특성과 맞물려, 지난해 발생한 불의의 사고가 시장을 더욱 위축시켰다. 이제 변화의 기로를 맞아 제주지역 특성화고가 현장을 주목한다. <제주의소리>는 제주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제주고등학교 학생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의 키워드를 현장에서 찾아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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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제주마케팅팀에서 현장실습 중인 제주고등학교 이지인 양. ⓒ제주의소리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SK텔레콤 직영매장, 앳된 모습의 직원이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서툰 느낌은 없지 않았지만, 친절하고 성실한 응대에 손님들 역시 미소로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졸업에 앞서 현장실습에 나섰고, 곧바로 취업으로까지 연계된 제주고등학교 관광외국어과 3학년 이지인(18) 양의 일터다.

"사실 대학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었는데요. 원하는 대학교를 찾지 못했어요. 먼저 취업을 하고 그 후에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현장실습에 참여했어요. 아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이 양은 지난 11월부터 SK텔레콤 제주마케팅팀 소속으로 일선 대리점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이미 많은 친구들이 대학에 진학했지만, 이 양은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언어공부를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당차게 취업 현장에 발을 내디뎠다.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큰 메리트가 있었다는 이 양.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거쳤고 좋은 상사들과 일할 수 있게 된 점도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학교 교육과는 달라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어요. 자세와 말투 등 기초부터 자세히 알려주신 것도 도움이 됐죠.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친구들은 없으니까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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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제주마케팅팀에서 현장실습 중인 제주고등학교 이지인 양. ⓒ제주의소리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손님들도 오면 어린 학생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기특해 하신다. 원래 좋던 매장 분위기가 더 밝아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 양은 그간의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현장실습이 종료되기도 전에 취업이 확정됐다.

현장실습생을 받기로 결정할 당시만 하더라도 반신반의했던 SK텔레콤 제주마케팅팀은 올해 처음 유치한 현장실습생들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기존 기업 외에 여러 실습현장을 확대하는 노력을 이어온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현장실습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이후, 산업현장보다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평가되는 서비스 현장의 문을 두드려왔고, SK텔레콤이 이 요청에 응했다.

마침 휴대폰 판매 외에도 보안, 전산망 등의 정보를 숙지해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이직이 잦았던 업체 입장에서도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검증된 인적자원이 필요했던 터였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현장실습생을 유치키로 하고 9월과 10월 두 달간 모집공고를 냈다. 제주도내 11개 학교를 다니며 취업설명회를 가졌고, 그 중에서도 특성화고 학생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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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SK텔레콤 제주마케팅팀이 현장실습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CS교육. ⓒ제주의소리
그렇게 서류심사와 심층 면접까지 거쳐 추려낸 10명은 제주도내 44개 매장 중 우수멘토와 점장이 있는 우수매장 위주로 배치됐다.

면접을 통과한 이후에도 바로 실습에 투입하지 않았다. 이 10명의 현장실습생만을 대상으로 5일 가량의 집체교육이 이뤄졌다. 기초적인 업무를 비롯해 비즈니스 예절 교육, 직장인의 마음가짐 등 3일간 교육됐고, 나머지 이틀은 직무와 관련된 교육이 이뤄졌다.

정윤모 SK텔레콤 제주마케팅팀 매니저는 "면접 단계에서부터 형식적인 질문이 아니라 심층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면접이 이뤄졌다. 이 과정을 거치고 실습을 나온 학생들은 무엇보다 목표 의식이 뚜렷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미 몇몇 대리점에서는 이 양과 같이 서로간의 니즈(Needs)가 맞아 취업을 시키겠다는 의향을 전해온 상태"라고 귀띔했다.

특히 "현재 각 대리점 점장들도 처음부터 자금을 갖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 학생들처럼 밑에서부터 시작해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 현재 매장을 운영하고 대리점을 운영한 자수성가 모델"이라며 "현장실습 학생들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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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SK텔레콤 제주마케팅팀이 현장실습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CS교육.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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